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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당분간 '지역 정치'에 포커스를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월 재보선을 전후해 정치연구소 등 느슨한 조직이든 신당 창당이든 정치 세력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노원에서부터 새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25일 서울 마들역에서 출근 주민을 상대로 당선 인사를 건네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안 의원은 이어 지역 내 대표적 서민 밀집 지역인 희망촌ㆍ양지마을 등을 찾았고 이어 당고개 재래시장, 당고개역 인근 상가 등을 들러 인사를 이어갔다. 자신이 구현하겠다는 '민생 정치'를 상징할 만한 장소를 고른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중산층과 서민이 많이 사는 노원에서 보육ㆍ교육ㆍ노후ㆍ주거ㆍ일자리 등 지역 현안부터 해결해나가면서 주민이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게 새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자신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비상한 상황에서 당분간은 '지역 정치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안 의원의 여의도 입성은 국회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새 정치를 기치로 기성 정치권을 뒤흔드는 파급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초선으로서의 현실 정치 벽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야권의 한 초선 의원은 "안 의원이 말하는 '지역 정치'를 완벽히 소화하려면 국회 내 의정 활동에서 얼굴만 비치는 것도 버겁다"며 "중앙 정치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데 지역 챙기기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어느 상임위원회에 소속될지, 참모진은 어떻게 구성할지 등도 관심이다. 안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가장 희망한다"고 했지만 바람대로 될지 미지수다. 전임자였던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있던 정무위원회를 승계하는 게 관례지만 안 의원이 보유한 안랩 주식(186만주) 때문에 정무위 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관련법상 보유 주식과 직무 연관성이 있는 상임위는 배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교문위에는 현재 자리가 없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같은 경우는 전례도 없고 관련 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비교섭단체 의원의 상임위 배정 권한이 있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상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4급 보좌관 2명을 포함, 9명까지 꾸릴 수 있는 보좌진에는 재보궐과 대선 캠프 모두를 겸했던 박인복 전 대선캠프 민원실장, 정기남 전 비서실 부실장, 윤태곤 전 상황실 부실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안 의원은 26일 국회 본회의에 처음으로 출석, 의원 선서와 함께 당선 소감을 밝힌 뒤 대정부 질문을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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