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매각 지연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했따.
동양생명은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3.08%(1,180원) 급등한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동반 순매수하며 주가를 견인했다.
동양그룹과 보고펀드가 매각을 추진해 온 동양생명은 매각 불확실성에 따른 조직동요 등으로 지난 11일 연중 최저점인 8,750원까지 급락했다. 올 초(1월2일 종가 1만4,700원)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을 통해 장기화된 매각 작업으로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시작하면서 자사주 매입과 견고한 실적 펀더멘털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에 대해 “최근 매각 무산으로 인한 실망감으로 과매도 상태에 빠져있지만 펀더멘털은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적정주가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악재 등으로 보험주들의 투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동양생명의 사업구조는 이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며 “연간 영업이익 개선폭은 18% 정도로 개선되는 등 실적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생명 매각협상은 당초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돼 온 대한생명이 ING생명 아태법인 중 동남아 법인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면서 7월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보고펀드가 동양생명을 급하게 팔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내부조직을 추스린 뒤 다시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내실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5월 동양생명에서 10여년간 임원을 지내 생명보험업 경영에 정통하고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구한서 사장을 전격 발탁한 것도 매각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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