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하고 중국으로 돌아온 하이구이(海龜·바다거북)들이 지난해에만도 전년보다 30% 늘어난 35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외국에서 유학하고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중국으로 돌아온 인재를 하이구이라 부른다.
WSJ가 소개한 웨인첸씨의 경우 코카콜라와 나이키 등 다국적기업에서 20년간 근무한 후 최근 선전 소재 부동산 업체인 완커에 인력자원(HR) 담당 임원으로 스카우트됐다. 웨인씨는 당초 경영 컨설팅 회사인 헤이그룹을 떠날 생각이 없었지만 완커의 끈질긴 설득에 돌아왔다. 웨인씨는 완커의 하이구이 출신 임원 12명 중 한 명이다. 헤드헌팅 업체 안탈인터내셔널의 맥스 프라이스는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서 하이구이는 필수조건"이라며 "하이구이 영입에 중국 기업들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중국과 서구를 오가는 '바다갈매기'도 늘고 있다. 이들은 중국 기업이 글로벌화하며 연봉에 따라 움직인다.
중국 기업들은 다국적기업에서 '유리천장'에 부딪힌 하이구이들에게 강력한 권한을 보장하고 연봉도 50% 이상 올려준다. 미국 컨설팅 회사 머서에서 근무하다 2011년 베이징 소재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로 옮겨간 구오신은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중국 기업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라며 "직함이나 연봉이 아닌 직무만족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우디 같은 다국적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반독점 관련 조사를 받으며 다국적기업의 중국인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하이구이들의 이직을 부추기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하지만 하이구이들이 중국으로 돌아온 뒤 정착에 성공한 경우는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WSJ는 대기오염 문제를 하이구이들의 정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하이구이인 프리먼 셴 저장길리홀딩그룹 임원은 "몇몇 친구들은 중국에서 좋은 자리에 있지만 대기오염 때문에 중국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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