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난하이에서 리 총리는 중앙과 지방 국유기업, 민영기업 경영자들을 초청해 경제좌담회를 열고 "기업 발전에 양호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의 책임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한명씩 번갈아가며 상반기 경제상황 등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한 기업인이 "이렇게 많은 부장(장관)들이 있는데 우리 시장주체가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는 뼈 있는 '농담'을 던져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 총리는 좌담회가 끝날 무렵 작심한 듯 시진핑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시장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관료들을 질책했다. 그는 "시장주체가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는 말에 모두 웃었지만 솔직히 나는 얼굴에 땀이 날 정도로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정부가 기업을 위해 서비스하고 경제발전을 추진해야 하는데 기업이 감히 말을 할 수가 없고 마치 쥐가 고양이를 보듯 한다면 이게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말은 시진핑 정부 경제개혁의 핵심인 시장과 정부의 역할 재조정이 정부 관료들의 반발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자원 배분에 있어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부와 시장의 뿌리 깊은 '갑을관계'가 개선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리 총리는 간담회 마지막 인사에서 "기업이 흥해야 경제가 흥한다" "기업은 경제의 기본세포"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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