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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박제상ㆍ35) 열풍이 지구촌 전역을 강타하면서 '강남스타일'이후에도 그의 노래가 해외에서 계속 먹혀들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싸이와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우연히 일어난 일과성 행운인지, 아니면 싸이의 노력과 열정, 더 나아가 한국 대중음악이 그 동안 쌓아 온 공력이 빛을 발하는 모멘텀을 맞는 것인지 판가름 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대체로 후자 쪽에 무게를 뒀다. 그들은 이유를 대체로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일부 언론으로부터 'B급'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대중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 시장으로 파고든 전략, 두 번째로는 싸이에 앞서 한국에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대중음악이 있음을 알린 K-Pop의 선전이다.
이와 관련 김종진 서울예술전문대학장은 "사람들은 '강남스타일'을 B급 문화라고 하지만 이제는 그게 임계치를 넘어선 작품이 돼버렸다"며"진화가 싸이 쪽으로 이뤄질지, 싸이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 갈지, 아니면 다른 쪽으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강남 스타일만 보면 B급이 될지 모르겠으나 싸이를 총체적으로 조명해보면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재생)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한국이나 미국이나 대중 정서의 차이는 없다는 게 입증됐고, '강남스타일은' 한류의 프리미엄을 깔고 있는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싸이라는 퍼스낼러티 하나로 끝내는 건 아쉬운 만큼, 기존의 K-Pop스타일에서 외연을 넓혀 가야한다는 얘기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태규씨도 "일부 언론에서 싸이의 음악을 B급 문화로 폄훼하고 있다"며"그런 스타일의 음악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사실이지만 사실은 미묘한 차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 차이는 '키치'(kitsch:저속한 작품)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대중의 기호를 정확히 읽어낸 데 있다는 얘기다.
강씨는 "싸이는 그런 면에서 천부적인 재질이 있다"며"그의 히트곡 새ㆍ 챔피언ㆍ연예인ㆍ아버지 같은 곡들을 들어 보면 그런 그의 재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싸이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불쑥 솟아난 스타는 아니라는 얘기다.
게다가 SNS가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환경까지 맞물리며 증폭된 싸이 신드롬은 그의 스타일로 볼 때 확대 재생산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래를 하나 히트시키려면 기획과 매니지먼트의 뒷받침이 필수적이었지만 이제 세상은 콘텐츠 하나만 확실하면 세계로 파급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게다가 그는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미국 매니지먼트계의 거물과 계약까지 맺었다.
따라서 그는 향후에도 싸이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씨는 "대중들에게서 싸이라는 달리는 기관차에 올라타려는 함몰성이 나타나고 있다"며"향후에도 싸이의 인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월드음악 평론가 엄덕영씨도 "유튜브 동영상을 처음 보는 순간 이건 터질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며"NBC투데이쇼까지 진출한 싸이의 상업적 마인드는 생명력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엄씨도 "싸이가 음악에 대중성을 입히고 그 것을 이용할 줄 아는 능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며"미국 등 해외음악 시장에 그 같은 마케팅 능력 먹혀 들어간다면 그의 상품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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