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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월드컵 영향으로 여성 법조인 100명 더 나와

박종희 서울대 교수 상관관계 분석

월드컵 축구대회가 여성 법조인의 수를 늘렸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예전부터 법조계와 고시촌에 돌던 ‘월드컵과 사법시험 성적의 인과관계’ 속설을 증명한 것이라 더 눈길을 끈다.

20일 학계에 따르면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최근 미국 워싱턴대 앤드류 마틴 교수와 함께 ‘붉은악마가 한국 법조인을 다양하게 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썼다. 논문의 결론에는 ‘2000년대 들어 월드컵의 영향으로 여성 법조인이 100여명 더 선발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박 교수는 매년 6월말 치러지는 사시 2차 시험과 4년 주기로 6월에 열리는 월드컵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실제로 사시 당락을 결정하는 2차 시험을 앞두고 월드컵이 시작되는데, 상대적으로 남자 응시생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반면 여자 응시생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가설을 증명한 것이다.

박 교수는 2003년~2012년 여성 응시자 106명(신뢰구간 95%)이 사시 2차시험을 추가로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이 법조계 성비(性比)를 바꿨다는 해석을 얻은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월드컵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1차 시험에 합격하면 그 해와 다음해 연속해서 2차 시험을 볼 수 있는 점, 2차 시험에 합격하면 3차 시험은 대부분 통과하는 점 등을 감안하고, 2차 여성 합격자 비율을 종속변수로 삼았다.

박 교수는 "한국은 변호사 수가 5,178명 중 1명으로, 265명 중 1명인 미국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라며 "법조계 규모를 감안했을 때 월드컵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17년 이후 사시가 폐지되고 로스쿨 제도로 일원화되면 ‘월드컵 효과’도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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