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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만 따지는 기관… 상장예정사 IPO 철회 잇따라

"코스닥 시장 부진 이유로 공모가 깎으려고만 해"<br>동우HST·하나머티리얼즈·오이솔루션 상장 포기


"최근 코스닥시장이 부진한데 이것을 이용해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하려는 기관들의 태도는 상장 장벽입니다."(최근 상장 철회한 업체 관계자)

최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설명(IR) 활동도 활발하게 했던 업체들의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코스닥시장의 부진을 이유로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하기보다 자신들의 수익만 챙기려는 기관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코스닥지수는 9거래일 동안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하락하며 500선이 무너졌고 하락하지 않은 3거래일 역시 강보합에 머물렀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동우HST를 시작으로 하나머티리얼즈(9일), 오이솔루션(11일) 등 공모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한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수요예측을 마치고 상장을 철회한 업체는 동우HST가 처음이다.

열처리·표면처리 전문기업인 동우HST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74.8%로 높은데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였지만 코스닥시장의 부진이 이번 상장의 발목을 잡았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011년 83억원에서 지난해 106억원 올해는 3·4분기까지만 11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적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의 부진과 상관없이 상장을 추진하려던 동우HST는 코스닥시장이 부진해지면서 기관들이 공모가 밴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회사를 평가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동우HST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우리 업체에 대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보다 수익률만 맞추려는 머니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제조업을 하는 사람들은 시장과 상관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최근 코스닥시장 부진을 근거로 가격을 깎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기관들이 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기보다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상장예정기업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트랜시버모듈 제조업체인 오이솔루션 역시 코스닥시장의 부진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 동안 기관에 회사의 장점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상장을 철회했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밴드인 8,500~9,800원의 하단보다 낮은 가격이 책정됐다. 오이솔루션 관계자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 회사의 장점을 이해시키고 그게 수요예측에 반영돼 더 좋은 가격을 받아야 하는데 단기 수익률을 원하는 펀드매니저들을 이해시키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깊게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서 "상장하려는 업체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생각으로 장기투자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관 입장에서도 코스닥 부진을 이유로 기업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측면이 상장예정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상장하기 전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재무제표 이상 얻기 힘들어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상장예정업체들을 평가할 때 기업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를 보고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계산해 경쟁사와의 PER·PBR를 비교하는 수준의 분석밖에 할 수 없는 게 문제"라면서도 "상장예정업체 입장으로서는 시장 분위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측면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기관 입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과대포장하는 말을 모두 믿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상장을 원하는 업체들이 많아 상반기에는 일단 투자하고 보는 경향이 강했지만 하반기에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실적이 부진할 업체들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고 있다"며 "굳이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코스닥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초로 상장을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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