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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 막으려면 '병원병' 차단에 올인해야

■ 메르스 사태 확산일로

5년간 슈퍼박테리아 감염자 국립대병원서만 940명 발생

메르스도 대부분 병원서 옮겨… 2차감염 보고 의무화 등 시급

''마스크 쓴 채 시험 보는 학생들''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가 치러진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에서 한 여학생이 마스크를 쓴 채 시험지를 작성하고 있다. /권욱기자


"병원서 병 옮아온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지역 사회 대유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병원병(병원 내 감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환자 35명 대부분이 병원 내에서 감염이 이뤄졌다. 더욱이 환자를 진료한 대학병원 의료진까지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병원 내 2차 감염 방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 관리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메르스 추가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병원 내 감염은 매년 국정감사에서 단골메뉴로 지적되는 문제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최근 3년간 총 622건의 병원 내 감염이 발생했다. 또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0개 국립대병원에서 총 940명의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의 항생제에도 죽지 않은 박테리아로 주로 병원 내 감염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1~2주간의 환자 발생 추이가 메르스 사태의 확산이냐 진정이냐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메르스의 지역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일단 병원 내 추가 감염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도 '한국과 중국의 메르스 발생 현황' 보고서를 통해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의심환자 진료시 침이나 분비물이 튀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침구류 소독과 쓰레기 분리 수거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내 감염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의료수가 도입과 병원 내 감염 보고 의무화 등 관련 제도개선도 시급하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손소독제의 구입비용만 해도 연간 1억원이 넘는다"며 "관련 의료수가가 없어 병원들이 적극적인 감염관리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병원 자율에 맡기고 있는 병원 내 2차 감염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보고를 소홀히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도 개정해야 병원 내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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