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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천터미널 매각 흥행 넘어 파행?


롯데와 신세계가 벌이는 인천 종합터미널 매각 공방전은 언뜻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가령 지난 16년간 백화점을 번듯하게 운영해온 신세계는 키운 정을 주장하는 양부모 같다. 재정난으로 터미널 매각을 추진하는 인천시는 돈 많은 양부모에게 아이를 입양시키고 싶어하는 친부모의 모양새다. 더욱이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법정 공방까지 벌이는 상황은 막장 드라마의 조건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그런데 이 같은 공방이 '흥행'을 넘어 '파행'으로 치닫는 듯해 우려스럽다.

일단 신세계 인천점이 있는 인천 터미널이 감정가(8,500억원)보다 높은 금액(9,000억원)에 롯데에 팔린 점은 흥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가 매매계약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심판을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벌어진 롯데와 신세계의 각종 폭로와 상호 비방전은 파행 그 자체다.

지난 14일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낸 '매매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에서 인천지법 재판부는 매매대금 완납을 통한 계약 완료를 계획대로인 오는 3월 말 이전에 하지 말라고 권고만 하고 최종 결론은 2차 심리인 28일에 내기로 했다.



하지만 인수전이 마무리되더라도 이번 인수전으로 롯데와 신세계가 얻은 상처는 작지 않은 만큼 양사도 고민이 깊을 것이다.

신세계가 롯데의 인천 터미널 매매계약을 무효화하는 데 성공해서 주인이 되려면 최초 제안액(6,500억원)보다 최소한 2,500억원 이상을 더 써야 한다. 그만큼 자금 조달 부담을 안게 된다. 롯데는 롯데대로 현재 영업 중인 경쟁사의 영업 기반을 흔들며 영토를 확장하는 포식자의 이미지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양사의 인천 터미널 인수전이 '너만 아니면 돼'라는 식의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가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물론 대다수 소비자는 롯데건 신세계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좋은 가격에 파는 백화점을 선호하겠지만 국내 유통산업의 양대 축인 이들의 실추된 이미지가 복구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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