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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백운산', 아슬아슬 칼날 능선, 굽이굽이 운해가 흐르고…

날카로운 바윗길 따라 산 정상 오르면

'절벽병풍' 둘러싼 동강의 절경 한눈에

나뭇가지 사이에 걸쳐있는 白雲도 장관

백운산은 등산로가 매우 험한 편이다. 급경사 구간이 많고 길이 동강 쪽 벼랑 끝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기도 한다. 등산로에서 바라본 동강.

백운산은 이름 그대로 흰 구름이 자주 끼는 산이다. 산을 오르는 동안 산머리에 걸려 있던 구름이 점차 중턱으로 내려가 나뭇가지 사이로 운해를 볼 수 있었다.

이효석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그가 나고 자란 봉평은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룬다.

애당초 백운산 정상(883m)까지 오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들뜬 기분으로 설렁설렁 걷던 발걸음에 길을 잘못 들었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을 출발하기 전까지의 계획은 칠족령전망대까지 편한 길로 가 운해를 찍고 내려올 작정이었다. 전날 일행과 '백운산 정상에 오를 것인지' 의논을 했지만 당일 아침 '산이 험하니 길이 좋은 전망대까지만 오르자'고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전망대로 가는 길을 800m 정도 지나쳐 더 오르고 말았다. 800m를 더 걸은 것이 아까웠고 800m나 되돌아갈 생각을 하니 속이 쓰렸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백운산 정상에 오르기로 했다. 가파른 길을 택하면 1.2㎞, 평탄한 길을 택하면 3.2㎞로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메밀꽃밭에서 '2015 평창효석문화제'가 오는 4~13일 열린다. 가산 이효석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그가 나고 자란 봉평은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이 장관으로 올해는 3개의 큰 마당(전통마당·문학마당·자연마당)이 준비돼 있다. 전통마당에서는 시골장터와 농특산물 판매로 장터 분위기를 조성하며 민속놀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마당이 펼쳐진다.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문학마당에서는 생가·푸른집 체험뿐 아니라 문학길에서 다양한 체험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효석 생가 터 주변은 메밀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메밀꽃 포토존이 운영되고 꽃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거닐며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연상할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소설 속 명장면을 재연하는 거리 상황극 등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지금 평창은 '메밀꽃 필 무렵'

4일부터 평창효석문화제

글·사진(평창)=우현석객원 기자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걸을 만했다. 하지만 산을 오르기 전 인터넷에서 백운산에 관한 정보를 검색해 봤더라면 기자는 산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고생 고생하고 내려와 읽은 산행정보에는 '백운산은 등산로가 매우 험한 편이다. 급경사 구간이 많고 등산로가 동강 쪽 벼랑 끝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구간이 많아 위험하므로 초보자는 단독 산행을 삼가는 것이 좋고 악천후에는(눈이 얼어 있을 때나 비가 올 때)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적혀 있었다.



'무식한 놈 겁 없다'고 백운산을 내려와 진이 빠진 기자의 얼굴에서는 땀이 말라 소금이 서걱거렸다. 그나마 칼날 같은 바위로 이뤄진 칠족령~백운산 정상 구간을 오르지 않고 하산 코스로 잡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산에서 내려와 기사를 쓰면서 검색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철학관 상호 중 '백운학철학관'이 많은 것처럼 '백운산'도 전국에 걸쳐 6개나 산재해 있었다. 강원에 2곳, 경남에 1곳, 경기에 2곳, 전남에 1곳이 있는데 기자가 오른 백운산은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과 평창군 미탄면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는 883m로 6개의 백운산 중 경기도 의왕에 있는 백운산 다음으로 낮다.

그래도 명색이 강원도에 있는 산이라 이름을 풀어보면 '흰 백(白)'자에 '구름 운(雲)'자로 '흰 구름이 늘 껴 있다'고 하더니 산을 오르는 동안 산머리에 걸려 있던 구름이 점차 중턱으로 내려가 나뭇가지 사이로 운해를 볼 수 있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백운산을 배비랑산 또는 배구랑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정선에서 흘러나온 조양강과 동남천이 합쳐진 동강을 따라 여섯 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고 동강 쪽으로는 칼로 자른 듯한 급경사의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올라가는 시간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 하산 코스가 긴 것도 있지만 칼날 같은 바위가 솟아 있고 여섯 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데다 바위 사이에는 물에 젖은 진흙이 똬리를 틀고 있어 잘못 밟으면 여지없이 미끄러져 발걸음이 소심해지기 때문이다.

하산길 내내 왼쪽으로는 직벽의 낭떠러지 너머로 동강이 흐르고 그 경계에는 '추락위험'이라는 표지판이 걸린 밧줄이 쳐 있어 긴장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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