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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생 안받아요" 학원도 일반고 차별

겉으론 "수업 따라오기 힘들어" 학원들 특목·자사고 위주 운영

"공교육 서열화가 사교육까지" 일반고생 상대적 박탈감 커져

"일반고에 다니는 게 죄도 아니고 학원에서까지 이렇게 차별을 당한다니 서러워요."

서울에 있는 일반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한모군은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일반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원 수강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한군이 최근 방문한 한 학원은 수강을 문의하는 한군에게 어느 학교에 재학 중인지를 물었고 그가 일반고인 K고의 이름을 대자 등록을 거부했다. 이유를 묻는 한군에게 학원 측은 "일반고 학생이 등록하는 것을 특목고나 자사고 학부모들이 싫어한다"며 "학부모들의 불만이 속출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군은 "레벨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니고 단지 일반고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등록을 거부당하다니 어이가 없었다"며 "일반고가 학원에서도 차별을 당할 줄은 몰랐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자율형사립고의 폐지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학원가에서도 일반고 소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일반고 학생들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학원은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해명한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일반고 학생들까지 끌고 가려면 보충수업 등을 개설하거나 수준별로 반을 편성해야 하는 등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특목고나 자사고 등의 학생들만으로 수업을 구성할 경우 그럴 필요가 없어 오히려 편하다는 설명이다. 학 학원가 관계자는 "무조건 많은 수강생을 받는 것보다 특정 학생만 수용하는 것이 수익에 더 도움이 된다"며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만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이 학원으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열이 심한 일부 지역 학원의 경우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만 받아 수업을 운영하기도 한다"며 "일반고 학생을 받는다는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돌면 항의가 들어오거나 학생들이 학원을 옮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원가 관계자도 "노골적으로 일반고라서 안된다고 말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수업을 따라오기 힘들 것 같다는 식으로 에둘러 거부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미 특목고·자사고·일반고로 이뤄진 공교육의 서열화가 사교육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학원 강사 김모씨는 "과거에는 학원 내에서 수준별 수업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학원이 구분된다"며 "중학생 대상 학원의 경우도 특목고 등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원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가는 학원으로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공교육에서 나타나던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간의 교육의 질 차이가 사교육의 차별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우수한 일반고 학생이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싶어도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일종의 진입장벽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반고 차별 행태에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 소재 일반고에 재학 중인 2학년 김모군은 "고등학교 진학 이후 20%대였던 성적이 10%대로 올랐지만 일반고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기쁘지 않다"며 "이렇게 계속 다른 교육을 받는다면 여기서 아무리 잘해도 결국 뱀의 머리밖에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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