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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저성과자를 바라보는 눈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는 전세계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뛰어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프리미어리그가 전세계 축구 팬들을 열광시키고 선수들의 심장을 더욱 고동치게 만드는 배경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경쟁의식과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어느 팀이 1위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느 팀이 강등권에 들 것인가도 큰 관심사이다. 리그 20개 팀 중 시즌 성적에 따라 하위 3개 팀이 2부 리그 상위 3개 팀과 자리를 맞바꿔야 하는 승강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경쟁에 대한 우려로 일부에서는 승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맨유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승강제 폐지에 대해 "자살행위"라고까지 표현했다. 자칫 프리미어리그의 위상은 물론 21부 리그까지 있는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땀을 흘려야 할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이다.

프리미어리그를 보면서 오늘날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우리 기업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 기술을 혁신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데 어느 기업이나 남들보다 월등한 성과를 보여주는 고성과자(high performer)가 있으면, 저성과자(low performer)도 있기 마련이다. 성과 부진을 이유로 퇴출시키는 것도 능사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업무 부진자에게는 적어도 '삼진아웃제'와 같이 개선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업무 부진이 아니라 심리ㆍ정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라면 조직 차원의 세심한 배려를 통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 부진이 계속돼 타인에게까지 영향이 미치거나, 자칫 조직문화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라면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도 출구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인재에게 길을 열어주고 조직의 긴장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직된 노동관계법으로도 저성과자에 대한 출구전략을 지원해줘야 할 시기가 왔다.

"하위 10% 인력을 회사에 묶어 둠으로써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고, 전직하기도 힘든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것이 더 잔인한 것 아닌가."라고 했던 GE의 전 최고경영자(CEO) 잭 웰치의 말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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