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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SUV… 5월 첫 미국 수출… 중국 자동차 한국공략도 시간문제

■ 중국의 변신 '제2의 샤오미 쇼크' 온다<br><2> 현실이 된 중국 자동차의 위협

中업체 생산 SUV 현대 투싼보다 1000만원 싸

"핵심산업 육성" 정부 차원 연 10억弗 지원까지

"中 추격 따돌리려면 품질·안전 경쟁력 높여야"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따라옵니다. 어떻게 반값으로 차를 사게 만드는지 한국 가서 뜯어봐야겠습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5 상하이모터쇼'에서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중국 자동차 업체인 창청(長城)자동차와 창안(長安)자동차 부스를 둘러본 후 위기감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더 이상 선진국 차량만 뜯어볼 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디자인을 복제한 '짝퉁' 자동차라는 비아냥을 샀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 합자회사 형태로 진출하면서 중국 로컬회사들이 빠르게 기술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 의지와 거대한 자본력이 맞물리면서 중국 업체들의 부상은 코앞에 다가왔다.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위협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車도 '샤오미 쇼크' 온다=이달 중 중국산 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대국인 미국으로 수출된다. 스웨덴의 볼보를 품에 안은 중국 지리(吉利)자동차가 기술력을 이전받아 만든 'S60'을 미국에 팔기 시작하는 것이다. 지리자동차는 지난 2010년 볼보를 총 18억달러(약 2조원)에 사들였다.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현지 내 2개 공장도 신설했다.

지금까지는 중국 내에 글로벌 업체의 자동차 공장이 세워져도 철저히 내수용이었다. 시설은 최신식이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를 믿지 못하는 풍토 탓이다. 하지만 볼보를 품에 안은 중국 업체가 현지에서 만든 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기록적인 순간이 펼쳐지게 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행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중국 토종업체들이 내놓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가격은 10만위안(약 1,700만원)으로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비교하면 1,000만원가량, 폭스바겐 같은 업체에 비해서는 반값에 불과하다. 기술 차이가 있다지만 가격경쟁력이 워낙 좋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도 받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오는 2025년까지 중국을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지정해 자국 자동차 업체 육성을 위해 연간 최소 10억달러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친환경 자동차 육성 의지는 더 크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중국 내 신규 공장을 건설할 경우 친환경 자동차 생산라인 구축 공장 인허가 조건을 내거는 동시에 연구개발(R&D)센터를 의무적으로 짓도록 하고 있다. R&D센터를 중국 내에 세우면 기술 습득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도 증가세다. 2013년 수출물량은 94만3,166대로 전년의 101만3,235대보다 줄었지만 2011년보다는 약 10만대 증가했다.

◇안방도 위태=매일 경기도 동두천역과 신탄리역을 오가는 39-2번 버스는 중국 선롱(申龍)버스에서 생산한 차다. 2013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선롱버스는 올해 판매목표를 1,000대로 잡았다. 지난해(400대)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재 제주시내 관광버스로 활용 중인 25인승 차량 100대를 비롯해 경기 의정부, 포천, 안동 등지에서 총 500대의 선롱버스가 전국을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금아버스가 선롱버스 100대를 사기로 했다.

선롱버스는 기존 시내버스 대비 연비가 20%나 개선돼 연간 약 1,300만원을 절약할 수 있고 중대형 버스(45인승)보다 작아 소도시에서 운행하기 적합하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제품력과 애프터서비스가 국내 회사 못지않아 현대자동차가 주도하고 있는 상용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중국산 수입차가 우리나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중국 업체들의 시장 공략 노하우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업체들은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물량공세보다 소량 공급을 통해 조금씩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과 중남미에서의 중국 차의 점유율은 10~20%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가와 저가 시장이 양분되는 것처럼 저가 자동차를 원하는 국내 고객들은 중국 차를 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내수시장이 정체되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도 인접국인 한국 등에 차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급·안전 이미지 갖춰야=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고급·안전 이미지를 빨리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들이 다른 독일 차와 품질이 엇비슷한데도 가격이나 선호도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그만큼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성능의 차라도 '삼각별'이 붙으면 1,000만원가량 차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현대·기아자동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안전한 차라는 인식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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