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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여성에게 여전히 높은 벽

금융위기 후 간부들 줄 해고

미국 금융위기 이후 여성들에 대한 월가의 벽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당시 에린 캘런 리먼브러더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이나 드루 JP모건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이르기까지 월가의 파워엘리트로 부상한 여성 고위간부들이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후폭풍으로 줄줄이 자리를 잃으면서 월가 고위직은 다시 남성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 5대 은행의 최고위 경영진 25명 가운데 여성은 12%인 3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말 여성 경영진 비율이 20%(5명)였던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여성 파워가 적잖이 약화된 것이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3대 은행에서는 JP모건에서 자산관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메리 캘러핸 에르도즈가 유일한 여성이다.

10대 은행을 대상으로 한 집계에서도 여성 경영진은 전체 50명 가운데 5명으로 10%에 그쳐 2007년 말 당시 12%에서 후퇴했다.

로이터통신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3개월 앞서 캘런 CFO가 퇴진한 후 월가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이름을 올리던 여성 간부들이 줄줄이 해고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최고의 파워 여성으로 꼽히던 샐리 크로첵의 경우 2008년 씨티그룹 자산운용 부문 대표에서 경질된 후 곧바로 BoA로 영입됐지만 2년 뒤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해고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월가 여성들이 자녀를 둔 뒤 승진가도에서 이탈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들이 여성을 '유리절벽(glass cliff)'으로 내몰고 있는 점도 고위직 여성들의 몰락을 초래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리절벽이란 영국 엑세터대의 마이클 라이언 교수와 알렉스 하스람 교수가 제기한 이론으로 기업들이 여성들을 지나치게 빨리 위험성이 높은 상급 직책으로 끌어올려 실패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몬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월가 여성인재들이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대의 로자베스 모스 캔터 교수는 "월가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갈 길이 먼 것은 분명하지만 여성들이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 받게 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라며 "앞으로도 위기에 발목이 잡히는 여성들은 존재하겠지만 일부 여성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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