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치솟는 국채 수익률… 글로벌 시장 새판

美·獨·英·日 등 주요국 10년물 수익률 연고점 경신 행진

경기개선에 안전자산 쏠림 현상 완화… 상승폭은 둔화 전망


미국·독일·영국·일본 등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올해 최고치 수준으로 상승(가격 하락)하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조정 장세를 예고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지역의 경기 개선세에 힘입어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진정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0일 블룸버그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484%로 지난해 9월30일(2.2489%) 이후 약 8개월래 최고치로 집계됐다.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도 10일 장중 0.978%로 마감돼 지난해 9월25일(1.002) 이후 가장 높았으며 이튿날에는 장중 1%선을 돌파했다. 영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역시 10일 2.127%로 마감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일본 국채 10년물은 같은 날 0.501%로 장을 마쳐 약 7개월래 가장 높았다.

주요국 국채 수익률 상승은 근래에 발표됐던 주요국 경기지표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경기가 호전되면 저금리를 유지해온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헤지펀드인 나인알파캐피털제이슨의 제이슨 에번슨 공동 창설자는 "많은 투자자들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채권)시장의 가격 하락이 개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초 2019년 후반에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시기를 2017년 5월 무렵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상승률도 한층 더 가팔라져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기존 국채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에 대해 손버그투자운용의 제프 클린겔호퍼 국제채권자산 매니저는 "현재 국채 수익률과 경제 펀더멘털 사이에 재조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 수익률 반등은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국채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더 컸기 때문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 9월까지 단행하기로 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QE)로 늘어나는 국채수요를 공급물량이 충분히 받쳐주지 못해 가격이 상승(수익률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럽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은 과도하게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수준을 벗어나 디플레이션을 탈출하자 국채시장은 매도세로 반전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달 초 채권시장의 변동성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던진 경고성 발언도 국채시장의 팔자 주문을 촉발시켰다.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오르막을 타면 해당국 경기회복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국채 수익률이 뛰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올라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자를 비롯한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게 되며 이는 투자와 소비를 억누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주 평균 4.17%로 집계돼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기록됐다.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어느 정도나 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메르츠방크의 마이클 라이스터 애널리스트는 "(분트 10년물을) 공격적으로 매도할지 여부를 가늠했던 핵심 수익률 수준은 1%였는데 이제는 시장이 새로운 상한선을 모색하고 있다"며 분트 10년물 수익률 상승의 새로운 심리적 상한선이 1.20~1.25%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경우 수익률 전망이 한층 더 다양하다. 지난달 15일 현재 주요 은행들이 내놓은 연말 수익률 전망치를 보면 BNP파리바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25%를 점친 반면 노무라증권은 2.5%, 모건스탠리는 2.85%를 제시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지금보다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WSJ는 분석했다.

다만 국채 수익률이 오르더라도 속도는 당분간 점진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버틴자산운용의 패트릭 말다리 자금담당 매니저는 "채권 수익률은 가파르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이 소비로 이어질지 (채권 투자자들이) 관망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