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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말이야기] 가장 오래 산 말 '올드빌리'


말은 몇 살까지 살까요? 말이 인간의 반려동물이자 가장 가까운 가축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말이 사람만큼 오래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말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까이에서 말을 지켜보면 성장 속도가 빠르고 노화도 빨리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보는 백마도 늙어서 털이 하얗게 변한 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권에서 말은 건강과 장수의 상징 도안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믿음이 생긴 배경에는 지배층의 전유물이라 말을 가축으로 키울 수 있었던 사람이 적었다는 점과 예부터 '천마'나 '신마'로 불리며 하늘과 땅을 오갈 수 있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인식했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즉 사실적인 접근과 관찰이 어려웠기에 더욱 불멸의 존재로 미화됐다고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떤 말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았을까요? 기록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250여년 전인 지난 1760년 영국 울스톤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빌리'라는 수말입니다. '올드빌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 말은 무려 62년을 살았습니다. 말의 평균 수명과 비교했을 때 두 배나 살았던 것입니다. 워낙 오래전의 일이라 품종 등의 기록은 정확하지 않지만 흰 점이 있는 밤색의 말이고 샤이어나 콥과 같은 수레용 말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정작 올드빌리는 운하나 강에서 주로 화물을 운반하는 납작한 형태의 바지선을 끌었습니다. 동력기관의 등장 이전에는 말들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흔했다지만 짐까지 실은 배를 끄는 고된 노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수했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았나 봅니다.

1822년 올드빌리가 세상을 떠난 후 영국인들은 그를 기억하기 위해 여러 곳에 흔적과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의 두개골은 맨체스터박물관에, 머리 박제는 베드포드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1820년에 제작된 한 장의 석판 인쇄물도 유명한데 늙고 수척한 빌리와 그를 59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대지주 헨리 해리슨이 함께 서 있고 배경에 그의 일터인 운하와 배도 보입니다. 살찐 사람과 마른 말이 대비된 작품을 보면서 불현듯 영국인들이 빌리의 장수 기록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인간에게 헌신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정희(말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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