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는 13일(한국시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ㆍ7,101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570만달러)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짐 퓨릭(미국ㆍ4언더파 67타) 등 4명의 공동 선두와는 1타 차.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챙긴 위창수는 퍼트를 불과 24개만 했다. 스크램블링(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못 올리고도 파 이상) 88.89%로 전체 1위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퍼트도 어프로치샷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지난 2005년 PGA 투어에 데뷔한 위창수는 이날처럼 1라운드 또는 2라운드까지 선두권을 달렸던 대회가 숱하게 많았다. 하지만 우승이 없다. 올 시즌도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1,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다 공동 29위로 대회를 마쳤고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는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1위로 우승에 다가갔다가 2위로 미끄러졌다. 하버 타운은 그린이 좁아 노련미를 요구하는 코스라 위창수가 이번에야말로 최종일까지 견고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케빈 나(29ㆍ타이틀리스트)는 1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4오버파 부진으로 공동 103위까지 처졌다.
한편 '슈퍼 루키' 배상문(26ㆍ캘러웨이)은 버디 1개, 보기 9개, 더블 보기 2개로 12오버파 83타(최하위)로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나쁜 스코어를 낸 뒤 기권했다. 지난달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공동 2위 등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다 '신인들의 무덤' 하버타운에서 숨 고르기를 한 셈이다. 이곳에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전한 총 35명의 신인 중 단 13명만이 컷을 통과했다.
4번홀(파3ㆍ200야드)에서 티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보낸 배상문은 두 번째 샷을 잘못 쳐 불과 4야드를 보내는 데 그쳤고 결국 '3온 2퍼트'로 더블 보기를 범했다. 또 13번홀(파4ㆍ373야드)에서도 벙커샷 실수 등으로 2타를 잃어 와르르 무너졌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37위에 올랐던 배상문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기권했다"고 전했다. 배상문은 오는 26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GC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이자 유럽 투어 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 출전을 앞둔 터라 국내 팬들에게도 아쉬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잇따른 대회 출전과 마스터스에서 가졌던 극도의 긴장감 탓에 몸살 기운이 있을 뿐 부상은 없다. 예정된 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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