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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빠지니까 몸이 가벼워지고 감기도 잘 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지난 3개월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서울대 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허리둘레 5% 줄이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류종석 한국공항공사 과장은 18일 "82Kg이던 몸무게가 5kg 빠져 77Kg이 됐고 허리둘레도 90cm에서 85cm로 줄었다"며 "전에도 운동을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해봤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류 과장은 성공 비결로 전문가의 일대일 영양 상담, 구내 식당 식단 관리 등 환경 개선,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 등을 꼽았다. 그는 "무조건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할 줄 알았는데 부득이 술을 마실 때는 과일을 많이 먹어라는 등의 조언을 해준 게 인상 깊었다"며 "구내 식당 메뉴에 칼로리가 표시된 점, 회사에서 잡곡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것 등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센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앞서 두 달여간 검사·교육·환경 개선 등 크게 3개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대사증후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는 집중 운동·영양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각종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다섯 가지 기준(혈압, 허리둘레,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의 발병 가능성을 많게는 3~5배까지 높인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센터가 프로젝트 진행 대상을 직장인으로 삼은 것은 직원의 건강 관리가 곧 생산성 향상·의료비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교수는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가 회사에서 더 나아가 가정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중구청 1,250명, 공항공사 351명, 유니베라 117명 등 총 1,718명에게 사업 참여를 유도했고 이 가운데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은 74명이 최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프로그램 시행 후 대사증후군은 49명으로 줄었다.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유병률은 25.8%에서 17.1%로 약 8.7% 감소했다. 비록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더라도 상당수 참가자가 수치 상 개선됐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프로그램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공항공사의 경우 63.2%가 호전됐다.
삼성, 교보, 한화생명 등 19개 생명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출연해 설립한 생보재단은 센터가 개발한 매뉴얼을 희망하는 전국 사업장으로 배포할 계획이다. 센터는 앞으로 사후관리 프로그램까지 제공함으로써 직장 건강 문화 정착 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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