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어느 조직이나 친소관계가 있게 마련"이라면서 "정당은 용광로에서 쇳물이 나오듯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내 건강한 민주주의를 이뤄나가는 곳이므로 파열음이 있다고 해서 걱정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간 계파갈등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무성 당 대표가 당직 인사권 등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는 데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친박 실세로 불리는 김 수석부대표는 "우리 당이 호락호락하게 사유화할 수 있는 당도 아니고 김 대표가 그렇게 사유화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일부 인사 문제에 대해 좀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분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가 언급한 인사 문제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을 말한다. 김 대표가 박 이사장의 임명을 주도하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반발했고 비공개회의에서 서 최고위원은 '인사전횡'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노골적으로 김 대표를 비판했다. 이후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날 이군현 사무총장도 당무감사를 둘러싼 당내 갈등 확산 움직임을 수습하고 나섰다. 이 사무총장은 당 사무처 시무식에서 "현역 의원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무감사 계획은 현재까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 김 대표 측이 당무감사를 통해 '친박계'를 물갈이하려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친박계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일제히 친박과 비박의 당내 주도권 다툼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계파갈등의 뇌관은 여전히 폭발 가능성이 높다.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박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고 조강특위에서 진행 중인 당협위원장 임명을 놓고 친박 인사가 불이익을 받는다면 반발할 여지도 크다.
한동안은 '찻잔 속 태풍'으로 잠잠해진다고 해도 하반기로 넘어가면 내년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놓고 계파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주류 측에서야 앞으로 갈등 국면을 계속 조장하려 하지 않겠느냐"며 "김 대표가 맞서지 않고 일단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만큼 전면 충돌로 불붙지는 않겠지만 설까지 계속 크고 작은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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