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2·4분기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었다.
기아차의 2·4분기 성적표는 증권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한 6,507억원, 당기 순이익은 27.1% 감소한 7,465억원이었다.
SUV 등 레저용 차량(RV) 수요가 늘면서 매출액은 3.2% 늘어난 12조4,411억원을 기록했다. 많이 팔았지만 돈은 덜 남긴 모습이었다.
기아차는 2·4분기 실적과 관련해 '바닥을 지났다'고 평가했다. 2·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늘고 있고 영업이익률 역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2·4분기 영업이익은 1·4분기와 비교하면 27% 증가했고 지난해 4·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SUV와 미니밴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2014년 3·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했다. 국내시장(10.7%)과 미국(4.6%)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두 시장 모두 지난해 출시한 중형 SUV '쏘렌토'와 미니밴 '카니발'이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다.
기아차는 하반기 주력 신차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천수 부사장(재경본부장)은 "하반기 역시 경영상황이 썩 좋지는 않지만 '신형 K5'와 9월 신형 '스포티지'가 출시되면 판매량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 SUV 'KX3' 등을 출시했지만 토종업체의 저가 공세와 승용차급 판매 감소로 고전했다. 2·4분기 판매량은 2.4% 감소했다. 24일 중국 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6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3%로 5월보다 1.8%포인트나 급락했다. 베이징현대의 점유율은 4.5%, 기아차 중국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2.8%로 낮아졌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이미 출시된 'K4' 'KX3'를 비롯해 출시를 앞둔 '신형 K5'와 '스포티지'에 판매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동시에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토종 저가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서부 내륙 지역에서는 신규 딜러를 영입하고 원가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2개인 SUV 라인업은 2017년 이후까지 4개로 늘린다.
한천수 부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2~3공장 동시 생산 모델인 'K3'를 통해 공장 간 물량을 조정할 것"이라며 "생산과 판매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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