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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기업 돈줄기능 되찾았다
입력1999-04-06 00:00:00
수정
1999.04.06 00:00:00
우원하 기자
올들어 지난 2월말까지 국내기업들이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 중 87.8%는 증자·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것으로 조사돼 증시가 유망 재테크 수단뿐 아니라 기업 자금조달의 주요창구로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직접금융 비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 금융권 기업대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공적 자금에 의한 대규모 금융기관 증자가 있었던 지난해를 제외할 경우 사상최고 수준이며 최근의 기업환경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직접금융을 확대하는 것은 최근의 주식 간접투자 시장의 규모확대와 더불어 기업 재무구조 개선 및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물론 우리 경제의 돈흐름을 선순환 구조로 정착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말까지 국내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증자나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기자본은 총 3조9,026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8조3,187억원으로 지난 두달 동안의 직접금융 규모는 12조2,213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기업들이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간접금융 순증액은 1월 중 7,000억원, 2월 중 1조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돼 간접금융 총액은 1조7,000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제외한 국내조달분 중 직접금융의 비중은 87.8%에 달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인해 기업들이 금융기관 차입금을 오히려 15조원이나 상환하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으나 올들어서는 월별로 1조원 안팎의 순증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확인하고 『그러나 이제는 직접금융이 기업의 주된 자금조달원이 되는 추세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부문이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 중 직접금융 비율은 지난 94년 46.1%에서 95년 60.1%, 96년 61.9%로 꾸준히 높아지다가 97년에는 50.4%로 뚝 떨어져 부진했지만 IMF 체제가 시작된 97년에는 175%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이때는 정부의 금융기관의 증자지원(8조4,000억원)과 5대 그룹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부문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고 금융 구조조정으로 은행 및 비은행기관의 기업대출이 회수됨으로써 일어난 간접금융 축소라는 특수요인에 의한 사례로 평가된다.
강병호(姜柄晧)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 『직접금융의 확대는 거래비용을 낮추기 위한 「금융의 증권화」라는 선진국 추세에 비추어볼 때 매우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대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증자를 강행한다거나 조직의 슬림화를 추구해야 할 5대 그룹들이 회사채 발행으로 시중자금을 독식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직접금융 비중 확대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직접금융 시장 발달과 최근 증시의 기관화 추세가 맞물릴 경우 기관자금의 증자참여도 지속적으로 늘어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다시 주가를 높이는 등 돈흐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기업 지배구조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원하 기자 WH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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