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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카지노식 투기장"
입력1999-08-24 00:00:00
수정
1999.08.24 00:00:00
보글 회장은 『투자자가 시장을 이기는 것은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며, 증시 카지노의 최종 승자는 진행자』라고 말했다. 여기서 진행자는 펀드 매니저·증권 브로커·세일즈맨과 정부를 말한다. 그의 지론은 다음과 같다.『최근 뉴욕증시의 주식 회전율은 95%로, 60년대의 12%보다 엄청나게 높아졌다. 60년대엔 주식이 평균 5~6년에 한번 거래됐으나, 지금은 거의 전 주식이 1년에 한번은 거래되고 있다. 과거에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투자에 관심을 두었으나 최근엔 대부분이 단기 투기꾼으로 전락하고 있다.
주식 거래빈도가 높아지면서 펀드 매니저·브로커 등에 지급되는 비용이 전체 시가의 2.5%가 되고, 정부에 내는 세금이 1.5% 정도 된다.
지난 25년간 연평균 증시 상승율을 10%였던 점을 감안할 때 25년전에 10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은 지금 108만 달러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거래비용과 세금을 합쳐 매년 4%의 비용을 지불하면 10만 달러의 초기 자본금이 25년후에 43만 달러로 줄어든다. 펀드 매니저·브로커 등 증시 진행자들이 44%를 먹고, 16%는 정부가 긁어갔기 때문이다. 결국 카지노 사업은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보글 회장은 투자자들이 증시에 직접 투자할 경우 세전수익의 99%를 차지하지만, 중개인을 통할 경우 65~75% 밖에 돌려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진행자에 공전을 덜 뜯기기 위해서는 잦은 거래를 피하고, 유망한 주식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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