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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취임 3개월] 부동산은 떴지만… 생산·투자·소비 등 미약한 회복세 못 벗어나

■ 지표로 보는 성적표

주가 떨어지고 외환시장 연일 요동

고용률·실업률 등도 제자리 걸음

한은 "올 3% 후반대 성장 어렵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정자 시절부터 부동산 시장을 '한여름에 입은 겨울옷'에 비유하며 취임 직후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그는 취임 직후 발표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규제 완화대책을 내놓았다. 그 효과가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경제부총리 취임 3개월이 지난 현재 주택시장은 9월 거래량이 전년 대비 40%가량 폭증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 당시보다 주가와 환율 등 금융시장의 환경은 오히려 악화됐고 생산·투자·소비 등 주요 거시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게다가 잘나가던 수출마저 중국 경기 둔화, 엔저 등의 여파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외악재가 겹친데다 국회에서 경기활성화 법안이 표류하면서 최경환 효과가 역풍을 맞은 상황이다.

미지근한 경기는 주요 거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거시경제 3대 패키지 등 각종 경기부양조치로 경기 살리기에 '올인'했지만 아직까지는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조차도 7일 내놓은 경제동향에서 "일부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미약한 경기회복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주요 지표를 인용해 "민간소비의 부진이 완화됐지만 투자 관련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경기에 후행하는 실업률을 비롯한 고용지표도 아직 평가가 이르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최 경제부총리 취임 당시인 7월16일과 현재의 주요 시장지표를 비교해보면 이 같은 분위기는 더 잘 드러난다. 미래의 경제와 기업실적의 그림자라는 주가는 2,013.48포인트에서 1,972.91포인트로 떨어져 2,000 밑으로 주저앉았다.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약세, 엔화 대비 강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며 채산성 악화 우려로 수출기업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32원에서 1,066원10전으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14원에서 981원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한은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한 강연에서 "연초에 정부가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췄음에도 세월호 여파 등으로 연간 3.7% 성장목표는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시인한 바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2일 관훈토론에서 "4·4분기부터 분기당 1%씩 성장해 연간 4% 성장 경로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내외 환경을 보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전 분기 대비 1% 성장도 녹록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3% 후반대 성장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달(15일)에 내놓겠지만 3% 중반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앞서 7월 한은은 수정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봤다. 15일 재차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사실상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종=김정곤·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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