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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후폭풍 확산

"고액 예금자 손실 분담 명문화"<br>EU 집행위원회, 법개정 검토<br>ECB는 반대… 논란 가열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이 일단 합의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후폭풍이 거세다.

은행 부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주주는 물론 고액예금자와 선순위채권자들도 책임을 짐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정위기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키프로스의 선례가 향후 구제금융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요동쳤다.

유로그룹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25일(이하 현지시간)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이 타결된 후 파이낸셜타임스(FT) 등과의 인터뷰에서 "키프로스에 적용된 조건은 비슷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에도 문제해결을 위한 '원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부문의 위험부담을 공공 부문에 전가하는 것은 옳은 접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주주와 채권자들, 필요하다면 고액예금자들에게까지 위기탈출을 위한 고통분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셀블룸 장관의 발언은 예금과 선순위채권은 보장해줬던 기존 구제금융의 방식전환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FT는 "3년 전 유로존에 금융위기가 닥친 이래 매우 획기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유로화 환율은 1유로당 1.2857달러로 0.8%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전 거래일보다 0.44% 떨어진 1만4,447.75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0.33% 내린 1,551.69를 기록했다.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도 각각 전날보다 0.104%포인트, 0.097%포인트 오른 4.934%, 4.606%를 기록하면서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특히 유럽 금융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소시에테제네랄은 6% 하락했고 독일의 도이체방크와 스페인의 방코산탄데르는 각각 전날보다 3.2% 내려갔다.

시장의 반응에 놀란 유로그룹은 이날 증시 마감 후 발언을 정정했다. 유로그룹 대변인은 "키프로스는 특별한 케이스이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만들어진다"며 "어떠한 원형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키프로스 은행들은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에 대한 우려로 28일까지 영업을 계속 중단하기로 했다. 키프로스 중앙은행은 25일 낸 성명에서 "미할리스 사르리스 재무장관이 중앙은행장의 권고를 수용, 원활한 금융 시스템 운영을 위해 영업중단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6일부터 영업을 중단해온 이들 은행은 당초 26일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키프로스 금융권의 주요 고객인 러시아도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에 반발하는 대신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프로스에 빌려준 250억유로의 만기를 재조정하는 협상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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