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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키미테·사전피임약 의사 처방 받아야

식약청 의약품 재분류… 약사회 반발로 결정 쉽잖을듯


앞으로 붙이는 멀미약인 어린이용 키미테, 간 기능 개선제인 우루사(고함량), 먹는 사전피임제를 사려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후응급피임약의 경우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우선 분류됐지만 향후 사회적 합의 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 허가된 모든 완제의약품 3만9,254개 품목 중 전문∙일반 분류가 명확한 품목 등을 제외한 총 6,879품목에 대한 의약품 재분류를 실시했다고 7일 발표했다.

526개 제품이 기존과 다른 분류로 재편됐으며 이 중 273개 품목이 약국에서 살 수 있던 일반의약품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다. 212개 약이 전문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됐고 용량과 효능에 따라 전문약 혹은 일반약으로 쓸 수 있게 한 동시분류 품목은 41개이다.

◇부작용∙오남용 우려 있다면 전문의약품=식약청은 이번 의약품 재분류 작업을 위해 전문가∙의약단체 등의 의견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15단계의 의약품 분류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던 어린이용 키미테는 착란∙환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앞으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다. 간 기능 개선제로 알려진 우루사 역시 200㎎ 이상 고용량 약제는 담석증, 원발성 쓸개관 간경화증 등에 사용돼 의사의 진단 및 지시∙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일반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됐다.

반면 사용경험이 축적됐고 부작용 현상 등이 두드러지지 않은 잔탁정75㎎(위산 과다시 복용), 알레르기성 비염에 사용하는 로라타딘 정제 등은 앞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피임약은 전문, 사후피임약은 일반=피임약들의 운명도 갈렸다. 그동안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었던 사전경구피임약은 44년 만에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다.

사전피임약에 대해 식약청 측은 "장기간 복용해야 해 여성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흡연 여성은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혈전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의 진단 및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후긴급피임제(레보노르게스트렐)의 경우 1회 복용으로 충분하고 72시간 내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됐다.



◇관련 단체 반발에 시행까지 쉽지 않을 듯=이번에 공개된 의약품 재분류안은 20일의 열람기간과 10일간의 의견 제출기간, 중앙약심의 자문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말 확정될 계획이다.

하지만 재분류안이 나오기도 전부터 대한약사회 등 각종 의료계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확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약사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약국에서 안전하게 사용됐던 사전피임약∙우루사 등을 전문약으로 분류한다는 결정은 국민의 편의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긴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결정에 대해서는 의료계는 물론 종교계 및 각종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해 반발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사후피임약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 농도가 10~15배 높아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종교계와 낙태반대시민연합 등 역시 "사후피임약은 실질적인 낙태약으로 생명경시 풍조와 퇴폐적인 성문화를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청 측은 "이번 재분류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공청회 등을 통해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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