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정점으로 치달은 6월 첫째주(1~7일)의 경우 전국에서 일어난 화재는 총 95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 전주인 5월 마지막주(25~31일)의 경우 전국에서 총 1,21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즉 메르스 사태가 증폭되는 시기에 화재 발생은 약 21.4% 줄어든 것이다.
특히 5월과 6월 사이 주말의 화재 발생 건수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여실히 증명된다. 5월의 첫번째 토요일인 2일 119건이었던 화재 발생은 5월의 네번째 토요일인 23일 189건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후 주말부터는 화재 발생이 급감하기 시작한다. 5월30일의 경우 106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 다음주 토요일인 6월6일에는 화재 발생이 대폭 줄어들어 89건으로 집계됐다. 사람들의 나들이가 본격적으로 늘어나 산불 등이 많이 일어나는 행락철 주말임에도 화재 발생이 급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5월은 봄이고 6월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메르스의 확산으로 대중들이 집 밖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등의 조심스러운 행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는 경찰의 112 신고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경찰청에 따르면 6월 첫째주에 접수된 112 신고 건수는 38만6,659건으로 5월 마지막주의 39만9,515건보다 3.2%(1만2,856건) 감소했다. 5월 첫째주 36만6,530건, 둘째주 38만3,3394건, 셋째주 38만2,604건, 넷째주 39만9,515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메르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112 신고 건수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술 취한 사람이 늘어나는 여름철일수록 늘어난다"면서 "여름철이 다가오는 계절에 신고 건수가 줄어든 것은 메르스로 인한 야외활동 자제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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