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에 다니는 탈북자 출신 대학생 백요셉(28)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을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1일 저녁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남성 2~3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임 의원을 발견했다.
백씨는 “현재 같은 학교 대선배인 데다가 어릴 적 북에 있을 때부터 ‘통일의 꽃’으로 알고 있었고 그의 광팬이어서 임씨와 사진을 찍고 싶었다”며 휴대폰으로 사진 3~4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이 식당의 남자 종업원이 임 의원 보좌관 요청에 따라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임의적으로 삭제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백씨가 “후배로서 학교 대선배와 한 컷 찍는 게 뭐가 잘못됐는가”라고 항의했고, 임 의원은 “이들은 내 보좌관들이니 나에게 사소한 피해가 갈까 봐 신경 쓴 것이라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백씨가 농담조로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선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말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임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알아?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어 “야 너 그 하태경(북한 인권 운동가 출신 새누리당 의원)하고 북한 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라고 말했다고 백씨는 전했다.
임 의원은 막말 파문이 확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보좌관에게 총살 운운한 학생을 꾸짖은 것이 전체 탈북자 문제로 비화됐다”며 “하태경 의원과는 방식이 다를 뿐 탈북주민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측면에선 관심사가 같다. 정책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해명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임 의원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생사를 넘나들며 북한의 폭압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품으로 들어온 탈북자를 ‘변절자’ 운운하며 폭언을 쏟아내다니 임 의원이 어느 나라 의원인지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일이 사실이라면 임 의원은 도덕적ㆍ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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