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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 수습… 시험대 오른 EU정치력

주요국 정상 벨기에서 대책 논의

메르켈 "성장·일자리가 최고 해법"

유럽연합(EU)의회선거에서 반EU 기치를 내건 극우·극좌 등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대약진함에 따라 EU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긴축완화를 통한 성장, 일자리 창출, 통합속도 조절 등을 통해 민심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주요국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반EU 정서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극단주의자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EU가 긴축에서 성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정상회담 때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강력한 반이민정책을 주장하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여당과 유력 야당을 모두 누르고 1위를 차지해 프랑스 정치권에 충격을 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26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가 어떤 조약을 개정하든 말든 이는 국민들의 관심사가 아니며 EU가 일상생활에 실제로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에 국민들은 더 관심이 있다"며 "프랑스 같은 일부 국가의 높은 실업률은 유럽통합 추진에 대한 신뢰를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계속되는 경제난에 실망한 EU 국가 국민들을 위해 일자리와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 표를 되찾아오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차기 EU 집행위원장 선임을 놓고 정상 간에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에서 1위를 유지한 유럽국민당(EPP)의 장클로드 융커 후보는 유로화 도입을 주도하고 지난해 초까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 의장을 맡은 대표적인 EU통합주의자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에 선임이 유력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반EU 정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융커 카드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으로부터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반대를 주도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융커 대표가 EU 집행위원장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유럽통합에 대한 그의 비전은 유럽인들의 견해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 역시 선거 결과 발표 이후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차기 집행위원장을 놓고 EU 정상 간 내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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