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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세대란? 가능성 '뚝'

'미친 전셋값'에 매매로 수요 분산… 입주 물량 증가…

■ 이사철 앞둔 서울 전세시장 점검해보니

강남 등 학군수요도 사라져 연초와는 다르게 매물 쌓여


지난 2012년 7월 서울 금호동 서울숲 푸르지오 2차 아파트 59㎡(이하 전용면적)를 3억500만원에 전세 놓았던 A씨는 최근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월세 수익을 얻기 위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반전세로 돌렸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전세로 다시 돌려봤지만 중개업소에서는 전세 물건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어 세입자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여름방학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서울 전세시장이 연초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잇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부족해 부르는 게 값이라던 상황과는 정반대다. 학군수요가 느는 시기임에도 중개업소에는 전세매물이 하나둘씩 쌓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수요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시장의 저항에 부딪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치솟은 전셋값에 매매로 수요가 분산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 입주물량도 지난해 대비 대폭 늘어나는 만큼 지난해와 같은 가을 전세대란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학군수요 어디 갔지?=2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둘째주 서울 양천구의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6월부터 이어지던 보합세가 학군수요가 몰리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오히려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일대 월천초·중교를 비롯한 명문 학교들이 몰려 있는데다 학원가 잘 조성돼 있어 대표적인 학군수요 지역이다. 목동 H공인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방학수요가 있어 전세물건이 부족하고 가격도 올랐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지난해 너무 뛴 전셋값 탓에 수요자들이 쉽게 유입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시가지 7단지 53㎡의 경우 전셋값이 2억5,000만~2억6,000만원으로 연초와 거의 변화가 없다.

교육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101㎡의 전셋값은 3억2,000만에서 3억7,000만원가량이다. 3억3,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가량 했던 지난해 7월 전세거래가격과 거의 변동이 없다. 대청아파트 85㎡ 전셋값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 H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전셋값이 너무 올라 있는 상태이다 보니 오히려 인근 다세대주택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재건축 이주발 전세대란 우려도 기우?=전세시장의 또 다른 불안요소로 꼽히는 강남 재건축 이주수요도 전셋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재건축사업으로 2,620가구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강남·세곡2·내곡 보금자리 등에서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는 4,371가구에 달한다. 임대주택을 제외한 순수 분양물량만도 3,969가구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도 하반기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액 전세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올 들어 매매거래와 분양을 통해 전세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주수요는 4·4분기인 반면 입주물량은 3·4분기에 몰려 있는 게 다소 우려되지만 수급상황이 양호해 하반기에는 전셋값 상승폭이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들이 느끼는 체감 전셋값은 시장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나고 있다. 지난 2년간 폭등했던 전셋값이 재계약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재개발 이주수요 몰리는 강북이 더 불안=다만 강북의 경우 재개발 이주수요가 불안요소다. 하나둘씩 개별 사업속도를 높이는 구역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만 58개 구역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리처분계획을 받아 이주가 진행 중이거나 눈앞에 둔 곳만 4곳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북의 경우 여전히 재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최근 들어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곳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며 "특히 재개발은 영세 세입자들이 몰려 있는 만큼 아파트보다는 소형 다세대·다가구주택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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