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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세계 제조업 경기] 9월이냐 내년 1분기냐

미국 양적완화 종료시점 놓고 연준 이어 월가서도 전망 엇갈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갑자기 부진하게 나타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여부를 놓고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 경제지표 가운데 하나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가 49로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6월의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지표의 부진이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날 양적완화 조기종료를 주장하는 연준 내 매파 인사들의 발언은 이어졌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조만간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크지는 않지만 꾸준하다는 점에서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판단을 내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시기는 9월이 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에 달하고 내년에는 3.5%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인플레이션 하락 우려도 크지 않다"고 낙관했다.

이 같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경제지표들이 악화되면서 연준이 조기에 출구전략을 실행에 옮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 경제는 '연초 반짝 회복, 여름 회복세 둔화'의 흐름을 보여왔는데 올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비슷한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라킨 캐벗머니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도 성장흐름이 나빠지고 있다"며 "연준이 서둘러 출구전략을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놓고 월가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9월부터 출구전략 실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과 일러야 내년 1ㆍ4분기에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가 맞선 상태다. JP모건은 양적완화 축소가 9월에 시작될 위험이 커졌다며 단계별로 두세 차례의 매입규모 축소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벤 버냉키 의장의 증언 이후 9월부터 양적완화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오는 12월쯤 채권매입 규모 축소가 발표되고 실제 축소는 내년 1ㆍ4분기에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BC는 고용을 중심으로 한 실물지표가 개선될 경우 9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겠지만 종료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월가는 7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고용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월 고용동향이 악화될 경우 연준의 출구전략이 상당 기간 뒤로 미뤄지겠지만 이전보다 개선되면 중앙은행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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