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에 관련된 문화를 바꿔놓은 사회현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통의 대중이 모여 협업을 통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위키노믹스'는 지성의 협업이라는 관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 기술과 스마트폰의 등장,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을 통한 집단의 지혜와 협업은 전문가들이 이루지 못한 수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저자는 비즈니스 세상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협업의 과정인 위키노믹스가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매크로'(Macro) 위키노믹스라고 정의한다. 미시(Micro)경제학에서 거시경제학으로 변화해나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저자는 협업에 포커스를 맞췄던 위키노믹스를 넘어서 더 확장되고, 우리 삶과 더 밀접해진 집단지성의 움직임을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예컨대 금융부문의 경우 신뢰를 잃은 금융기관을 대신해 대중 스스로 조직한 플랫폼이 주식상품의 안전성과 자산규모 등을 평가하게 됐고 대중이 모여 조직한 P2P 방식의 대출이 전통적인 은행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문에서는 가정과 기업에서 탄소 발생을 줄여나가도록 유도하는 뜻있는 환경 운동가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 정부의 환경 정책보다 더 거대한 대중운동을 일으키는 현장을 소개한다. 교육부문에서는 선진 대학들이 온라인을 이용해 세계에 퍼져 있는 가장 우수한 학습 자료를 수집하고 전 세계 교사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에게 적절한 학습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모인 희귀병 정보교환 사이트가 어떻게 의료시스템을 바꾸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많은 시간과 자금이 들어가는 신약개발의 경우 기업 단독으로 평균 10년이 걸리지만 기업끼리의 협업에 의해서는 어떻게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전한다.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물론 위키노믹스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는 완벽한 비법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원리이고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새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저자는 내다본다. 저자는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에 매달려 있지 말고 우리의 삶이나 기업도 협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위키노믹스의 변화를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 현대사회는 각각이 아이디어와 열정, 창의성을 기증할 때 더 발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기업과 개인들은 협업으로 인해 나타날 사회경제적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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