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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한 남자의 꿈과 사랑, 욕망이 버무러진 영화다.

다만 극도로 로맨틱한 한 남자의 사랑과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좌절되는지 이해하면서 제대로 영화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시대상황, 원작에 대한 사전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이 영화는 그 점에서 친절하지 않다.

올해 66회를 맞은 칸 국제영화제가 3D실사 영화를 처음으로 개막작으로 지정한 작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걸출한 스타의 출연만으로도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세계적인 화제작이다. 여기에 감각파 호주 감독 버즈 루어만이 합류했고 영국 여배우 캐리 멀리건이 발탁됐다는 점도 뉴스거리였다.

다만 이야기는 새로울 것 없다. 영화는 1925년 발표됐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소설에 충실한 편이다. 도덕이 해이해지고, 재즈가 유행하고, 불법이 난무하며, 주가는 치솟았던 1922년 뉴욕. 가난한 농부의 아들 제이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거부 집안의 톰 뷰캐넌(조엘 에저트)과 결혼한 상류층 여인 데이지(캐리 멀리건)를 되찾기 위해 5년간 행방불명 됐다가 신흥부자가 돼 데이지에게 다시 접근하지만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국은 고도성장과 부를 일궜지만 도덕적 타락과 부패가 진행됐고 상류층은 풍요로웠지만 노동자와 실업자를 포함한 하층계급은 빈곤했던 시기였다. 영화는 신흥부자 개츠비와 개츠비의 연인 데이지, 그리고 그녀의 남편 뷰캐넌과 뷰캐넌의 정부(情婦) 등을 대비해 이를 드러낸다.



여기에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유일한 인물이 데이지의 사촌이자 이 영화의 화자인 닉 캐러웨이(토비 매과이어)다. 그는 훗날 한 요양원에 머물며 정신과 의사의 권유로 뉴욕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영화는 매우 화려하다. 대공황이 찾아오기 직전 퇴폐적이고 방탕했던 당시 부유층들의 분위기를 화려한 연회장에 녹여냈다. 대저택에서 열리는 화려한 파티와 음악, 쇼걸들의 요란한 춤과 의상, 자동차 경주, 가문 대대로 상류층이 살고 있는 이스트 에그와 신흥 부자들이 몰려사는 웨스트 에그의 대저택들, 그리고 하류층이 사는 기찻길 주변공간 등은 영화에 풍성함을 불어넣는다. 영화가 초대형 스크린으로 상영되면 더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루어만 감독이 전작 ‘물랑루즈’(2001)에서 보여준 특유의 쇼무대적 화려함이 묻어난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나 후반부로 들어서야 비로소 영화는 드라마에 충실해진다. 개츠비에게 왜 ‘위대한’(great)이라는 접두사가 붙게 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들이 그때야 나온다. 아쉬움은 드라마 장르 사상 첫 3D, 현란한 카메라워크를 사용한 비주얼 탓에 배우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이 묻혔다는 점이다.

아무도 사랑을 믿지 않는 시대, 유일하게 사랑에 희망을 품은 한 남자의 화려함에 감춰진쓸쓸한 초상. 100년이 지난 현대의 관객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할지는 이 영화의 국제적인 흥행결과가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정승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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