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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탄생 이후 글로벌 경제가 매년 1%씩 성장해 왔다면 지금의 글로벌 코어GDP(개인소비지출)는 72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는 빌게이츠가 평생 벌어 모은 680억 달러보다 많아요. 이번 강좌에 참가한 수강생들은 글로벌 경제 형성의 역사가 남긴 교훈을 통해 지속가능경제의 중요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일 서울시교육청 강동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 2기 강좌 ‘글로벌 경제의 형성과 부의 이동’의 강의를 맡은 권홍우(사진)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는 강의에 앞서 이번 강의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철학·문학·역사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미술·영화·경제학 등으로 경계를 확대해 나가는 융복합적인 강좌로 구성,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이번 강좌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작을 알린 15세기를 기점으로 벌어진 주요한 역사적 사건을 짚어보면서 오늘의 글로벌 경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확인하고, 500여년 서구의 경제사가 남긴 교훈을 통해 지속가능 경제의중요함을 이해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권 선임기자는 “지난 200년간 지구촌 경제의 우등생은 미국이나 독일이 아닌 네델란드인데, 스페인이 독립전쟁을 하던 당시에도 세계 선박의 4분의3을 네델란드가 건조했다”면서 “척박한 자연조건에도 불구하고 네델란드가 지난 200년간 유지해온 평균성장률은 2%를 꾸준하게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500년 서양 경제사는 금(Gold) 즉, 돈에 대한 갈망으로 일관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고속성장에 익숙해진 우리는 마치 이같은 성장률이 유지되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지만, 네델란드는 적은 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첫날 강의에서는 1492년 벌어진 사건 세가지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랍세력을 내 몬 리콩키스타(Reconquista), 스페인의 이사벨 왕비의 ‘그라나다의 항복’ 그리고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 등이다. 아랍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기독교를 내세운 유럽이 글로벌경제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 사건들이라는 것.
첫날 강의는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간 이유, 네델란드의 독립전쟁과 번영, 포르투갈, 역사상 최고의 부자나라 네델란드가 쇠망한 이유 튤립 마니아 등을 엮어 신대륙 발견과 대향해시대의 개막이라는 주제로 갈무리를 지었다.
이번 강좌는 르네상스와 상업, 자원을 둘러싼 무한경쟁과 1,2차 세계대전, 기축통화 달러의 지배와 글로벌 금융위기,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 등을 주제로 10월 18일까지 다섯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강의장에는 토요일 오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40여명의 수강생들이 참가해 글로벌 경제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번 고인돌2기는 오는 12월까지 한국미술, 서양미술사, 문학과 철학, 영화와 고전, 북유럽신화와 문학, 경제사,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강좌가 마련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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