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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6일 유럽의 선택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6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와 그리스 총선,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州) 지방선거, 6~7일 이탈리아 800여개 지방자치단체 및 시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는 탓이다. 현재로서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정책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집권당에 패배를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독일 주도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법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좌파정권이 득세하면서 성장 중심의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네덜란드ㆍ루마니아의 우파 집권당이 퇴진한 데 이어 영국ㆍ스페인ㆍ체코의 우파정권도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는 상태다.
◇프랑스, 17년 만에 좌파정권 확실시=우선 최대 관심사는 프랑스 대선이다. 현재로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8%포인트 정도의 지지율 차이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앞서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 더구나 극우파로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최근 기권한 데 이어 3일(현지시간)에는 중도정당인 민주운동 후보로 나섰던 프랑수아 바이루마저 올랑드 지지를 선언해 사르코지는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었다.
영국 펀드운용사인 헤르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윌리엄스는 "올랑드 후보는 그동안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재정협약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고려하겠다고 공언해왔다"며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마련을 위한 독일과의 공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스 대선 하루 만에 당선자를 만나겠다고 밝히는 등 후폭풍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국가운명 걸린 그리스 총선=그리스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11월 사회당(PASOK)과 신민당이 함께 구성한 연립정부는 2차 구제금융을 이끌어내는 등 국가를 부도 위기에서 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강도 높은 긴축으로 국민들의 지지도가 크게 추락한 상황이다.
현지언론은 연정에 참여한 양당이 간신히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과반수에 미달할 경우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여기에 구제금융 재협상을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시르자)'나 외국인 추방을 공약한 황금새벽당 등 극좌나 극우정당들이 의석확보 기준인 전국 3% 득표를 이뤄낼 가능성도 있어 정국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UBS의 유럽 채권 투자전략가인 저스틴 나이트는 "그리스 정부의 자금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프랑스보다 그리스 선거 이후의 분위기에서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독일 총리도 시험대=6일부터 이틀간 이탈리아에서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약 800여개 지자체 및 시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11월 마리오 몬티 총리 취임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규모 선거로 집권당의 패배가 유력시된다. 이 경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자유국민당과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T는 "그동안 몬티 정부의 긴축정책을 지지했던 민주당이 현정부에 등을 돌릴 수 있다"며 "이 경우 몬티 총리의 개혁 드라이브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역시 메르켈 총리의 긴축 일변도 정책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아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야데니리서치 설립자인 에드 야데니는 "프랑스·그리스·독일·이탈리아 선거는 유럽 지도자들이 지난 2년간 어렵게 마련한 구제금융 및 재정협약 합의를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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