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리비아 트리폴리법원은 이날 2011년 리비아 전역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났을 때 “대량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알이슬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알이슬람은 선고 때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정보기관 수장 압둘라 세누시와 카다피 정권 마지막 총리인 바그다디 알마흐무디 등 다른 피고인 8명에게도 사형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들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수 있다. 이들은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리비아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용병을 고용하거나 무장 민병대를 조직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체포됐다. 특히 카다피 집권 당시 그의 후계자로 유력했던 알이슬람은 2011년 11월 남부 사막 지대에서 반군에게 붙잡혀 진탄시 교도소에 구금된 채 국가안보 침해, 탈옥 기도, 새 국기 모독 등의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재판을 받아 왔다.
트리폴리의 한 민병대에 구금 상태로 있는 알이슬람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수배를 내린 인물로 리비아 정부에 인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카다피는 모두 7명의 아들을 뒀으며 이 중 3명은 2011년 봉기 이후 서방의 공습 등으로 사망했고 나머지는 반군에 체포됐거나 외국으로 도피 중이다. 카다피는 2011년 도주 중에 반군에게 붙잡혀 살해됐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국가적, 사회적 시스템 부재 속에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과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계 무장단체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가 트리폴리에 정부와 제헌의회를 수립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비이슬람계의 과도정부는 토브루크로 피신해 별도의 정부와 의회를 세우면서 정국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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