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인수전에 SK네트웍스와 롯데·한국타이어, 두 재무적 투자자(FI) 등 자금력이 막강한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는 SK네트웍스가 점쳐지고 있지만 호텔·금융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롯데나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MBK파트너스-IMM사모펀드(PE) 컨소시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본입찰 참가기업 중 자금력과 함께 관련 사업 기반을 갖춘 곳은 SK네트웍스다. SK렌터카뿐만 아니라 주유소 사업, 자동차 정비 사업(스피드메이트)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카 라이프(Car life) 사업'을 영위해왔고 인수 의지도 강력하다. SK네트웍스는 현재 렌터카 시장 4위(점유율 약 7%)로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KT렌탈을 인수하면 단번에 1위로 뛰어오르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 가장 의욕적이라는 분석이다.
자금력도 충분하다. 대치동 사옥 매각대금까지 합치면 SK네트웍스는 총 1조7,0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 독점 여부와 관련, SK네트웍스 측은 "현재 양사의 점유율을 다 합쳐도 40%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KT렌탈의 렌터카 브랜드인 KT금호렌터카는 전체 시장에서 26%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렌터카 사업을 운영해본 경험은 없지만 호텔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외국 관광객들의 렌터카 이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호텔 내에 렌터카 사업장이 들어설 경우 연계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와 연계해 자동차 리스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약 7,000억~8,000억가량일 것으로 추정되는 KT렌탈 인수자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타이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이번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렌터카 사업을 운영하게 될 경우 안정적인 타이어 공급처가 생긴다는 장점도 있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참여하면서 다소 약화된 자금력이 걸림돌이었지만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인 아트라스비엑스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인 SFA는 "업황 사이클에 따라 사업 성과가 크게 차이가 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FI는 자금력은 탄탄하지만 KT렌탈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 분위기다. KT렌탈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FI보다는 SK나 롯데 등 전략적 투자자(SI)에 인수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전했다.
다만 KT의 KT렌탈 매각이 사업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명예퇴직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는 만큼 FI가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낙찰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는 지난해 상반기 명예퇴직자 8,500여명에게 1조원 규모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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