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중이염에 걸린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지나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 의원과 병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86%에 달해 2~3일간 지켜본 뒤 항생제 치료를 권고하는 진료지침이 무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8일 발표한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적정성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7,383개 요양기관의 처방률은 86.1%로 지난해(88.7%)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요양기관 규모별로는 상급종합병원 50.2%, 병원 85.8%, 의원 86.5%로 규모가 작을수록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다.
또 급성중이염에 원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 부신피질호르몬제의 처방률은 8.5%로 지난해(8.0%)보다 높아져 부작용이 많은 스테로이드제를 적정하게 사용하기 위한 노력과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심평원은 지적했다.
급성중이염은 외래에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우리나라와 유럽,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는 임상진료지침을 통해 급성중이염의 경우 24개월 미만의 소아에게만 항생제 치료를 권장하며 2세 이상의 소아는 2~3일간 대체 치료를 먼저 한 뒤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심평원은 홈페이지(www.hira.or.kr)에 각 요양기관별 항생제처방률에 따른 등급(1~5등급)을 공개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요양기관에 항생제 처방률 자료를 제공해 자율적으로 진료 행태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관련 학회와 개원의사회 등을 통해 진료지침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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