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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첫날] "40년 전 얼굴 그대로네" 납북된 동생 꼭 껴안아

납북어부 박양수ㆍ최영철씨 남측 가족과 눈물의 재회

금강산의 남북이산가족 상봉장에는 납북된 가족과 40여년 만에 만난 모습도 공개돼 주위를 아프게 했다. 지난 1970년대 서해상에서 북한으로 끌려간 납북선원 박양수(58)씨와 최영철(61)씨는 이날 동생 박양곤(52)씨와 형 최선득(71)씨를 각각 40여년 만에 만났다.

박씨를 포함한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62호 선원 25명은 1972년 서해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됐고 최씨가 탔던 수원 32호와 33호도 백령도 인근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북한 해군의 함포사격을 받고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곤씨는 형을 만난 자리에서 "(살아 있어) 너무너무 고맙다"며 격해진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박양곤씨 가족은 박양수씨가 납북된 후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박씨는 사망한 양친의 묘소사진과 가족사진 등을 전달하며 계속 울먹였다.

최선득씨는 이날 동생 최영철씨와 만나 1분간 부둥켜안고 우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득씨는 "40년 전 얼굴 그대로"라며 동생을 반겼고 영철씨는 "정녕 못 만나는 줄 알았다"며 형을 꼭 껴안았다.



선득씨는 남쪽의 두 형과 세 여동생 및 조카의 소식을 전했고 영철씨는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 박순화(60)씨를 형에게 소개하며 손수건을 적셨다. 선득씨는 이날 둘째 형인 영득(72)씨의 장남인 조카 최용성(43)씨가 지난해 추석에 쓴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전시납북자 가족인 최남순(64)씨는 아버지가 북에서 결혼해 낳은 이복남매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이복동생으로 알았던 이들이 가져다준 아버지 사진을 보고 "제 아버지가 아니다"라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복동생으로 알았던 3명에게 "이리 만났으니 의형제라 생각하고 상봉행사가 끝날 때까지 같이 만나자"고 제안하며 마음을 다독였으며 이에 북측의 3명도 환하게 웃으며 "그러자"고 답했다. 전시납북자로 인정된 최흥식(87)씨도 이번 상봉 대상에 포함됐으나 사망해 아들 최병관(68)씨가 북쪽 이복형제와 만나 아버지의 생전 모습만 전해 들었다.

/금강산=공동취재단·양철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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