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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우나에서 새우잠 재우는 관광한국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사 측에서 자신들을 사우나에 처박아놓았다며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든 우리나라에 온 손님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다. 한류 붐을 타고 일취월장하는 관광한국의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다.

한국 측 여행사는 청주공항 인근 숙박시설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른 새벽 몇 시간 정도 사우나에서 쉬게 했는데 중국 측 파트너 여행사가 이를 미리 고지하지 않아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해명한다. 중국 측이 사전고지를 하지 않은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얘기인데 진위와 내막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관광객 입장에서는 기망을 당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해프닝 정도로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느닷없이 사우나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면 짐짝 취급에 속이 끓어오르지 않을 사람이 없다. 만약 정말 예측불가의 돌발상황이 그런 불가피한 사태를 빚어냈다면 관광객들에게 일부환불 약속까지 해서라도 분위기를 진정시켜야 했다.

관광대국을 지향한다는 나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어오지만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에 바가지 상혼, 불친절한 서비스가 그대로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4박5일 일정에 1인당 5,000위안(88만원)으로는 저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우리 관광업계는 이번주 말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명절 연휴기간을 맞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중일 영유권 갈등으로 중국인들이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려 반사이익까지 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은 국가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서비스 산업 중에서도 핵심 분야다. 그런데도 손님 맞을 태세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 비율이 4%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의 역할도 크지만 무엇보다 관광업계가 눈앞의 몇푼 따먹기에 급급하다가 업계 전체가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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