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제로 공동주택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다.
대림산업은 강원도 삼척시에 건설 중인 삼척그린파워 직원 사택을 에너지 100% 자립형 건물로 시공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에너지 자립형으로 건설된 단독주택은 소개됐지만 공동주택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척그린파워 사택은 공급면적 기준 62.7㎡, 95.7㎡ 108.9㎡ 규모로 총 100가구, 13개동으로 지어지며 내년 3월 준공 예정이다. 최근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발주처인 한국남부발전이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저감형 사택을 주문해 짓게 됐다.
이 공동 주택에 적용된 제로 에너지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열 등의 패시브시스템과 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 등이 균형 있게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우선 복합단열공법, 고기밀 복층유리, 폐열회수환기시스템 등을 적용해 외부로 유출되는 에너지 양을 최소화시킨다. 아울러 이 주택에는 냉난방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가 지하에 설치된 지열시스템을 통해 충당된다. 여름철에는 공기 중보다 상대적으로 서늘한 땅속의 온도를 냉방에 이용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중열을 흡수해 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지열시스템으로 단지 내 모든 건물은 여름에는 평균 26도, 겨울에는 23도를 유지하게 되며 지열시스템을 유지하는 에너지는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충당하게 된다.
김양섭 대림산업 상무는 "냉난방 비용을 연간 8,000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연간 237톤 이상 줄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후 변화 속에서 냉난방 비용 걱정을 줄여줄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제로' 공동주택이 처음 상용화되면서 일반 아파트 단지 적용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모자람이 없지만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삼척그린파워 사택 역시 총 시공비가 400억원으로 일반 주택을 지을 때보다 다소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일반 아파트 적용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에너지 제로와 관련된 기술이 꾸준히 개선되고 경제성도 나아지고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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