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은 25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해 건설ㆍ조선ㆍ해운 등 어려움을 겪는 업종의 세무조사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세무조사 건수도 당초 1만9,000여건에서 1,000건가량 축소한 1만8,000여건으로 줄인다.
김 국장은 "올해 상반기까지의 세무조사도 지난해보다 1,600여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매출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기간도 단축한다. 김 국장은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무조사 기간을 예년에 비해 최대 35%가량 줄일 것"이라면서 "매출 10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조사기간이 최장 170일에서 110일로 줄었다"고 말했다. 조사기간 연장도 최소한으로 운영해 올 상반기 조사건수 기간연장 비율(9.2%)이 지난해(10.4%)보다 감소했다.
매출액 500억원 이상 대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는 당초 계획보다는 줄이지만 지난해보다는 늘린다. 올해 대법인에 대한 조사비율을 20%(전체 법인 세무조사 대비 비율)까지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애초 계획을 수정해 18%대로 낮춘다. 지난해 대법인 조사비율은 15.9%였다. 또한 계열사가 많은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계열사가 상시 세무조사를 받는 '순환조사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세무조사를 벌여 추징세액 없이 종결된 '무실적 조사건수'도 예년과 비슷한 6% 수준으로 집계됐다. 김 국장은 "매출액 대비 목표할당식 세무조사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수를 늘리기 위한 밀어내기식 세무조사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역외탈세 ▲민생침해 사범 ▲고소득영업자 탈루 ▲대법인·대재산가의 지능적 탈세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축소 방침과 상관없이 엄정한 잣대로 조사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세무조사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이지만 역외탈세 등 지하경제 양성화 4대 분야는 조세정의 확립 차원에서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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