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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 협상력, 중동 새 와일드카드 부상

하마스, 협상문에 '가자 봉쇄 해제' 반영 성과<br>이스라엘, 요구 조건 빠져 완패… 미국은 셈 복잡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교전 8일째인 21일(현지시간)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교전으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이 시험대에 오르고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지역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휴전에 따른 앞으로의 파장과 국가별 득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번 휴전의 최대 승자가 활발한 중재활동을 벌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CBS는 이날 "교전이 벌어지는 동안 이집트 대통령궁은 중동외교의 새로운 중심지가 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집트가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중동정책 와일드카드"라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친미 성향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정권과 달리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하는 등 하마스 껴안기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중동 내 최대 수니파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만큼 자국의 여론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조치였다. 반면 연간 15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지원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관이 필요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편만 들 수도 없어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가자 사태의 중재자로 나서면서 이 같은 처지를 기회로 적극 활용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자지구에 5년간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병사를 풀어주는 협상에 성공해 이스라엘의 마음을 얻어냈다. 하마스도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협상 중재 카드로 이용했다. AP통신은 "이집트가 이번 휴전협정을 유지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핵심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전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서로 승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완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는 그동안 요구해온 가자지구 봉쇄 해제 문제를 이번 휴전협상에 반영했고 지지세력이 더 공고해지는 효과를 거뒀다.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 조건으로 내걸었던 가자지구 내 무기밀수 차단 문제가 협상문에서 빠져 기타 문제로 분류됐다. 또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됐고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도 미국과 유럽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해득실은 조금 복잡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까지 파견해 일촉즉발의 위기를 막아낸 점은 긍정적이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중동 위기가 고조될 경우 유가가 급등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미국경제가 치명타를 맞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대선과정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기를 꺾어놓은 점이 의외의 수확이다. 네타냐후는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미국의 지원이 절실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가자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이 공화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요격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돔 배치를 위해 추가로 3억달러를 지원해야 한다. 공화당과 재정절벽(정부 지출의 갑작스러운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이스라엘 지원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과 시리아의 경우 국제사회의 이목이 가자 사태로 쏠리면서 각각 핵개발 의혹과 내전사태가 묻혀 어부지리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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