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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특허, 이제는 양보다 질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자부심을 느낄 만큼 고속성장을 이뤘다. 특허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ㆍ국제 특허출원은 건수 면에서 각각 세계 5위 안에 드는 우등생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많은 기술사용료와 특허 로열티를 선진국에 지불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로부터 공격을 받아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특허 분야의 성과는 양적 성장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질적 성장 면에서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

특허전문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

현재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기업의 제품 개발과 상품화 단계에서 특허 전문가가 같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도 제품화 과정에서 특허전문가와 협력해왔지만 충분하지 못했고 그 수준과 섬세함에 있어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성능이 좋은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도 선(先)등록된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지적된다면 판매에 차질이 생기고 손실이 따를 수 있다. 신제품 개발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특허 전문가가 현장에 합류해 연구개발 단계별로 모니터링하고 동시에 지원팀을 통해 정보와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고급 특허인력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지식재산 관련 전문가의 잠재수요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아주대 공학대학원은 지난 2009년부터 국내 최초로 지식재산공학과를 설립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특허 전문가들을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까운 일본은 오래 전부터 지식재산 정책을 수립하고 자체적으로 혹은 외부 초빙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해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지식재산 관련 부서가 없거나 사내 법무팀 소속의 비전문가가 지식재산 분야를 담당했으며, 지금도 많은 회사는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다.

빠른 해결책은 소속 회사의 연구개발 또는 기술적 전문 분야에 종사했던 자원들을 활용하면 된다. 그들에게 지식재산 전문교육을 하고 기술자와 변리사 간의 중재 역할을 통해 기업이 경쟁사의 선행 특허기술을 넘어선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기술자, 사내 특허전문가, 사외 변리사로 이뤄지는 삼각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상호 의견을 교환해 특허 창출을 쉽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같은 환경 조성을 잘하는 대표적 회사가 IBM이다. IBM은 특허 라이센싱으로 현재 미국의 첨단 벤처기업에 '특허 공급 댐'역할을 하고 있다. IBM은 특허경영만으로 매년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4반세기 전에 특허 창출 분위기를 사내에 확립해 지난 19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특허의 질 또한 우수하다.

연구개발·기술인력 재교육 필요

지난 6~7년간 특허청 산하 발명진흥회를 중심으로 대학의 지재권 교육을 지원해온 덕분에 지식재산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세대가 이제 사회에 막 나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지식재산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많은 지식재산 전문가들을 육성해야 한다.

한국의 눈부신 기술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이공계 인력을 기술계에 풍부하게 공급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제는 지식재산권 강화를 위해서도 풍부한 인력을 공급해야 할 때다. 또한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으로 그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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