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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유가가 경기·금리에 미치는 영향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정유·화학·조선·건설 등 유가 급락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섹터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실적에 대한 하향 조정은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주가 조정은 경기에 대한 우려를 일으킨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머릿속에서 굳이 그려보지 않아도 유가 급락은 경기에 대한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에너지에 대한 수요 둔화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유가 급락의 주요 원인은 셰일혁명 등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생산량 증가와 사우디의 감산 거부, 즉 공급 증가이므로 과거 사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공급 증가에 따른 유가 급락이라면 경기에 부정적일까. 그렇지 않다. 지난 1980년대 이후 1985~1986년, 1990~1991년, 1997~1998년, 2000~2001년, 2008~2009년 다섯 차례 유가가 급락을 경험했다. 이 중 걸프전 전의 유가 급등과 후의 급락을 보여준 1990~1991년과 금융위기 이후 급락한 2008~2009년을 제외하고 유가 수준 자체의 의미 있는 하락이 나타났던 경험을 분석해보면 유가 급락 이후 2분기 후부터 경제성장률은 반등을 보여줬다.

좀 더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보자. 유가가 급락한 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차량 운행거리가 증가한다. 차량 운행거리가 증가하면 개인 소비지출 중 자동차 및 부품 소비가 증가한다. 즉 유가가 하락하면 유류비 부담이 축소되고 유류비를 제외한 다른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증가한다. 이러한 소비 여력 증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것도 현재 상황에서는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물가 안정으로 주요 중앙은행들은 완화 정책을 추가하거나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면 정책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데 유동성 공급과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회복 속도는 매우 빨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유가 급락은 채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가 급락은 채권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 급락으로 물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장단기 금리의 동반 하락은 유가 급락에 따른 물가 하락 안정과 물가 하락에 따른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유가 급락 이후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금리는 어떻게 변할까. 과거 유가 급락이 종료하고 반등이 시작되면 정책금리 인하도 종료되고 시장금리도 반등했다. 유가 급락으로 소비 및 투자 여력이 커지면서 경기가 회복되면 더 이상 정책금리 인하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정책금리 인하 종료와 경기 회복은 시장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올해 국제 유가는 1·4분기를 지나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럴당 40달러 이하의 수준에서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과 관련된 채산성이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계속 하락 압력을 받는 1·4분기 중 채권금리는 하락 안정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의 유가 급락은 올해 2·4분기부터 경기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고 1·4분기를 지나면서 유가 급락이 안정된다면 이는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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