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는 1·4분기 노동시간이 1.7% 늘어난 반면 상품과 서비스 생산은 0.2% 감소하며 자국의 노동생산성지표가 연율 기준 1.9% 하락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4·4분기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1%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2분기 동안의 미국 생산성 하락치는 지난 1993년 이후 최대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표 악화는 지난겨울의 이례적 한파 및 서부항만 파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노동생산성 부진이 수십년간 계속돼왔다는 점에서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스펀연구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최근 미국의 자본투자가 심각한 지체를 빚고 있고 이것이 생산성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 대비 8.7%나 늘었지만 같은 기간 민간투자는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 최근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자를 대폭 늘려 이들의 생산성에 더욱 많이 의존하는 것도 생산성지표 하락의 근본적 요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미국 조사업체 컨퍼런스보드의 유사 지수를 인용해 "영국과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지난 수십년간 지속돼왔다"며 "형편없는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선진국의 저성장 추세가 영구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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