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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8월 8일] 흔들리는 독일 경제

<파이낸셜타임스 8월 7일자>

유로권 경제가 삐걱댈지언정 독일만은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듯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주 공개될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해지면서 독일 경제 역시 침체의 길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1ㆍ4분기 1.5%에 이어 2ㆍ4분기에는 -1%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기둔화의 신호일 뿐만 아니라 놀랄 만한 반전이기도 하다. 단 1개 분기 사이에 ‘유럽 경제성장의 견인차’라는 평가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전망치인 만큼 조심스레 보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조업 생산, 고용률, 창업률 등 다른 경제지표들도 독일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탓에 이론의 여지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독일의 제조업경기지수는 고유가와 생산비용의 증가로 약화되는 추세다. 수출 부문도 유로화 강세와 미국의 수요 감소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정체됨에 따라 자국 소비자들이 경기회복을 이끌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독일이 올해 내내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독일의 경기침체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ECB는 물가상승 억제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겠지만 독일에서의 수요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보다 느슨한 통화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성장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줄어드는 바람에 ECB가 할 일이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독일의 정치가들까지 덩달아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 일례로 집권당인 기독교사회당(CSU) 등이 제시한 통근 보조금 등의 포퓰리즘적 대책은 지양해야 한다. 법인세 및 소비세 등을 포함한 세금인하가 더 효율적이다. 야당인 사회민주당이라도 나서 향후 독일 경제의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 독일의 경기침체는 ECB의 노선뿐만 아니라 독일 정치인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치인들은 마이너스 경제성장이라는 현실을 신중히 바라봐야 한다. 세계 최대의 수출국으로서 굳건한 기반을 다져온 독일이 ‘글로벌 경기둔화’라는 상품을 수입해버렸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여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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