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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국민 행복 원동력 '으리'서 찾자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코믹한 동작으로 연기한 식혜 음료 광고의 유튜브 조회 수가 3백만건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광고는 식혜 음료가 '신토불이' 음료인 것을 말하면서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지키라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왜 이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냥 배우의 표정, 배우의 몸동작 하나하나가 코믹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방송에서 이 광고를 여러 번 접하다 보니 광고 카피 중에 '의리'가 눈에 들어왔다. 광고에서는 '의리(義理)'를 재미있게 '으리'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으리'는 '단순한 정의로운 감정으로서의 의리 그 이상'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광고에서 '으리'가 필자에게는 '진정성이 넘치는 사명감이나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경제발전이 한창이던 1970~1980년대 우리 사회는 순수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모두가 잘살아보자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러한 '으리'가 자연스럽게 구성원들 간 '신뢰'의 기반이 됐다. 부존자원이 부족한데다 인력 외에는 내세울 자산이 없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신뢰가 특히 중요한 가치이다. 우리 국민은 개인의 능력이 다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이런 사회에 신뢰라는 가치가 사라지면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지지 않아 보배가 되지 못하는 사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로 사회 구성원 간에 불신과 갈등이 고조돼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특히 공공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는 점은 국가 차원에서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공공 분야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사회'라는 '유기체'의 '연결고리'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그 연결고리가 너무도 느슨한 느낌이다.

주변 환경이나 남을 탓하기에 앞서 필자 자신을 비롯해 공공 분야의 모든 종사자들이 내가 과연 국민들을 향한 '으리'는 지켜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어려운 때가 공공 분야 근무자들이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국민들에게 더욱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서 일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위치해 있는 그 자리가 단순 직업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되새기고 국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가슴 뜨거운 '으리'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도전'을 재미있게 봤다. 이 드라마는 여말선초(麗末鮮初) 정치인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백성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때에 따라서는 다투고 경쟁하는 모습이 나온다. 드라마에서 고려 중흥을 위해 개혁에 앞장섰던 공민왕 역할을 맡은 배우의 대사 중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다. "꽃이 피려면 누군가는 거름이 돼야 하지 않겠소?"

필자는 물론이거니와 공공 분야 종사자들 모두가 '으리'를 가지고 국민 행복을 위한 '거름'이 된다는 각오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노력했으면 한다. 국민 행복이라는 '꽃'을 위한 원동력, '으리'에서 되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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