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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보다 역시 실용성"… 판상형 아파트의 화려한 귀환

한때 '성냥갑'이라 외면받았지만 최근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재편

주상복합 등 화려한 탑상형 대신 통풍·환기 잘되는 판상형 인기몰이


#지난달 대우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 공급한 주상복합 단지 '삼송 원흥역 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는 화려한 외관과 조망권 확보 등을 위해 탑상형 설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단지는 모든 가구를 판상형으로 공급했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삼송 원흥역 푸르지오는 450가구 전부를 판상형으로 설계했다"며 "최근 판상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때 '성냥갑 아파트'라는 놀림까지 받으며 소외됐던 판상형 아파트가 최근 주택시장의 대세로 다시 떠오르며 화려하게 귀환하고 있다. 판상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탑상형으로 짓는 것이 일반적이던 주상복합 단지마저 판상형 설계를 도입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도 '판상형'으로 공급=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판상형 설계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는 판상형 가구의 비중이 70~80% 이상인 곳이 대부분이고 아예 모든 가구를 판상형으로 짓는 단지들도 등장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현대산업개발이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는 전체 829가구 중 판상형의 비중이 88.5%에 달했다. 10가구 중 9가구를 판상형으로 설계한 셈이다. 지난 10월 반도건설이 다산신도시에 공급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은 아예 1,085가구를 모두 판상형으로 짓는다.

신동주 SK건설 분양소장은 "몇 년 새 판상형 아파트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에서는 탑상형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토지 모양이 반듯하지 않은 재개발·재건축 지구는 어쩔 수 없이 탑상형 설계를 섞기도 하지만 택지개발지구처럼 택지구획이 잘 돼 있는 곳은 되도록 판상형 아파트를 많이 지으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상복합과 함께 인기 끈 '탑상형', 실용성에 무릎=전문가들은 판상형이 다시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것은 탑상형 아파트의 주거 만족도가 판상형 아파트에 미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ㅁ'자 모양으로 마치 탑을 쌓듯 위로 쭉 뻗은 탑상형 아파트는 1990년대 중후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공급과 함께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일자 모양의 획일화된 판상형 아파트에 질린 대중들이 화려한 외관을 가진 탑상형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이다. 탑상형 아파트는 독특한 평면 구성이 가능하고 조망이나 녹지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한동안 주택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시장에서 소외되던 판상형 아파트가 다시 부활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오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거 실용성이 중요해진 덕분이다. 판상형 아파트의 경우 앞뒤로 베란다가 있어 구조상 통풍·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용성이 떨어졌던 탑상형 아파트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판상형 아파트가 부활한 것은 탑상형 아파트가 통풍·환기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투자수익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주거 만족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판상형 아파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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