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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소형 비중 갈수록 커진다

市정책 방침 부합하고 주민들 선호도도 높아<br>개포 주공 60㎡ 확대… 고덕시영도 두배 늘려

소형주택 건립 비율을 크게 높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 소형 비율을 32%까지 높여 사업시행인가 변경안을 제출한 고덕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서울경제DB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에 소형 비중 확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가 60㎡(이하 전용면적 기준) 비중을 늘린 데 이어 강동구 고덕시영도 소형주택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린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는 서울시의 소형주택 비중 확대 방침과 최근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강동구청과 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 측은 최근 소형주택 가구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린 사업시행인가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경안은 60㎡ 이하 소형주택을 기존 666가구에서 1,170가구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의 소형 비율은 20.4%에서 32%로 대폭 늘어난다.

◇중∙대형 줄이고 소형 늘려=당초 이 아파트는 ▦60㎡ 이하 666가구(20.41%) ▦60~85㎡ 이하 1,521가구(46.61%) ▦85㎡ 초과 1,076가구(32.98%)로 총 3,263가구를 계획했다. 서울시 조례에서 규정한 60㎡ 이하 20%, 60~85㎡ 40%, 85㎡ 초과 40% 규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이었다.

하지만 새로 제출한 계획안에서는 소형주택이 크게 늘었다. 변경안에 따르면 ▦60㎡ 이하 1,170가구(31.98%) ▦60~85㎡ 이하 2,009가구(54.92%) ▦85㎡ 초과 479가구(13.10%)로 총 3,658가구를 짓게 된다. 85㎡ 초과 중∙대형을 절반 이상 줄이는 대신 중∙소형을 대폭 늘린 것이다.

◇강남권도 소형 위주로 시장 재편?=이번 변경안은 개포주공단지가 소형 비율 확대 문제로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소형주택 비율을 늘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정원 고덕시영 재건축조합장은 "분양신청 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대형보다 중∙소형을 선호해서 이번 변경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소형 비율 확대라는 서울시의 정책 방침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르면 5월 중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역시 "주택시장에서 소형아파트가 인기다 보니 조합도 빠른 사업비 회수를 위해서 소형 비율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확대 추세가 두 단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중∙소형 비율을 높인 인근 고덕주공6단지의 정비안도 이달 초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이 아파트도 85㎡ 초과 대형 비율은 조례가 규정한 40%에 크게 못 미치는 20%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 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고덕 인근 단지는 투자성 수요보다 원래 거주하던 사람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소형 비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고덕시영의 변경안이 확정되면 다른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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