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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다이어트 ‘비극’ 부를수도

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루가 다르게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체중조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상식을 넘어서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몸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식이장애의 문제점과 치료법을 을지대학병원 정범석(정신과ㆍ042-259-1257) 교수 도움말로 알아본다. ◇다이어트 인구 늘면서 후유증도 커져=식이장애란 자신의 몸매와 체중에 지나치게 집착해 음식섭취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병이다. 세계적인 스타 마돈나도 18살 무렵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 환자였다. 그저 헐리우드 스타에서나 볼 수 있을 뿐 먼 나라 이야기라고만 생각해왔던 이 질환이 우리 현실 속에도 다가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여학생 3명중 1명이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이 있어 후유증도 심각해지고 있다. 식이장애는 지나친 체중감소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며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기는가 하면, 특히 청소년들의 성장발달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10∼20대 여성의 0.7∼0.8%가 식이장애를 앓고 있으며 10% 정도가 식이장애에 걸릴 수 있는 고위험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식이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10배정도 많이 발견되고, 사회수준이 높으면서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국가일수록 유병률이 높다. ◇날씬을 넘어 `젓가락` 수준=식이장애는 마르고 싶은 욕망과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먹는 것을 아예 거부하는 증상이다. 먹은 음식을 인위적으로 제거하려는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인한 식이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신경성 대식증이 대표적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식사를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일명 거식증이라고도 부른다. 병명만으로는 식욕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식욕은 정상적이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병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은 주위 사람들이 걱정을 할 정도로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증가나 비만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거나 아주 조금만 섭취한다.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음식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먹거나 항상 칼로리 계산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먹으라고 준 음식을 구석에 감춰두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정상 체중의 30∼40%까지 감량 되는데, 이쯤 되면 신체적 건강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월경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 병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신경성 대식증(bulimia nervosa)은 한꺼번에 다량의 음식을 먹는다는 점에서 폭식증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폭식 후에는 구토 등의 여러 가지 제거행동이 따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폭식증과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른 속도로 먹어치운다는 점, 과식과는 달리 배가 불러도 먹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폭식은 대체로 다이어트 직후나 스트레스가 증가할 때 발생하며 폭식을 한 후 체중증가가 두려워 손가락을 넣어 억지로 토하거나 구토제, 설사약, 이뇨제 등을 상습적으로 복용한다. 신경성 대식증 환자들은 음식점에서 식사하기를 꺼리며 식사 후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경향이 있다. 주 2회 이상 폭식과 구토를 하는 악순환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신경성 대식증 환자로 진단한다. ◇자기 결벽증도 원인=누구나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외모를 통해 인정을 받고 자신감을 얻고 싶어한다. 하지만 문제는 보석을 연마하듯 자신을 갈고 닦는 부단한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시간 내에 목적을 이루려는 성급한 마음에 있다. 외모지상주의와 상업주의에 의해 여성들에게 은연중에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도 무시하지 못한다. 식이장애는 외모와 체형에 가장 민감한 10~20대 여성들에게 많이 발견되는데 최근 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10대 여학생 대부분이 마른 체형을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정상체중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등 실제체중과 비만도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식이장애 환자들은 겉보기에는 완벽주의자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감이 결여되고 우울증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기준에 못 미치게 되면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고, 자아 존중감이 심하게 손상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 `천사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심해지면 무기력감과 열등감에 휩싸이고 대인관계도 회피한다. ◇합병증으로 몸과 마음이 함께 병들어=신경성 식욕부진증의 경우 극단적인 체중감소 자체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심한 체중감소 및 식사제한으로 인한 탈모증, 체온저하, 피부건조증, 그리고 전해질의 불균형이 불러올 수 있는 신장 및 심장 기능의 장애 등의 내과적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성 대식증은 반복되는 구토로 인해 위와 식도가 손상되며 잇몸이 상하고 치아의 에나멜이 부식되어 충치에 쉽게 노출된다. 혈관이 붓는가 하면 침샘이 비대해져 다람쥐처럼 뺨이 볼록해지기도 한다. 심한 식사 제한은 심리적인 면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우울증은 여러 가지 식이장애에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극단적일 경우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정한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불안감, 몸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 등이 불안ㆍ강박장애로 이어지며 더 심하면 사회공포증과 대인관계 공포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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